[단독] 산은 실리콘밸리법인 직접투자 사상 최대…‘AI·바이오, 딥테크’ 집중

입력 2025-12-09 17:3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올해 1~11월 기준 직접투자 2100만 달러…간접투자 첫 추월
자본금 1390억 수혈 '실탄' 확보…펀드 출자 넘어 직접 육성

한국산업은행의 미국 벤처투자 거점인 KDB실리콘밸리가 설립 4년 만에 투자 전략 '대전환'에 들어섰다.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딥테크 분야 유망 기업을 직접 발굴해 투자하는 규모가 사상 처음 펀드출자(간접투자)를 넘어서며 최대를 기록했다. 직접투자가 일반화된 현지 시장에 맞춘 투자 구조 개선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1~11월 KDB실리콘밸리의 직접투자액은 2100만 달러(약 309억 원)로 지난해 연간 투자액 1000만 달러 대비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설립 이듬해인 2022년(300만 달러)과 비교하면 일곱 배나 늘어난 수치다.

반면 현지 벤처캐피털(VC) 펀드에 자금을 대는 간접투자액은 지난해 2000만 달러에서 올해 1000만 달러로 절반이 줄었다. 2021년 5월 법인 설립 이후 직접투자가 간접투자 규모를 추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DB실리콘밸리는 주로 한국계 창업자나 한국 시장과 연관된 스타트업을 집중적으로 발굴하며 ‘K-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투자 골든크로스'가 나타난 배경은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2025년도 정책금융 자금공급 방향'을 통해 5대 중점분야(첨단전략산업, 유니콘 벤처·중소·중견기업 육성, 미래유망산업 지원 등)에 대한 직접투자 목표액을 전년 1500억 원에서 1조 원 이상으로 대폭 상향했다. 이에 산은도 대형 VC 펀드에 의존(LP)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투자에 적극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산은 본점 차원의 전폭적인 실탄 지원도 이뤄졌다. KDB실리콘밸리의 자본금은 올해 상반기 말 1187억 원 수준이었으나 3분기 말 기준 2577억 원으로, 유상증자를 통해 3개월 새 1390억 원가량 증가했다. 두 배 이상 불어난 자본금은 현지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직접투자 재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 포트폴리오는 ‘K딥테크’ 중심으로 고도화됐다. 2022년 1곳(젠에딧)에 불과했던 직접투자 기업은 올해 6곳으로 늘어났다. 투자 기업 역시 초기 바이오 중심에서 인공지능(AI)·반도체 등 기술 장벽이 높은 분야로 확장됐다. 올해는 칩렛 시스템온칩(SoC) 개발사 '프라임매스(Primemas)'와 하드웨어 가속기 기업 '니오비엄(Niobium)' 등을 신규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투자 포트폴리오의 질적 성장과 연계성도 눈에 띈다. 산은은 유전자 치료 기업 젠에딧(GenEdit)과 자가면역 치료제 개발사 카이진(Kaigene) 등에 재투자를 단행하며 스케일업을 지원했다. 특히 카이진과 지난해 투자한 AI 기업 '프렌들리AI' 등은 산은의 대표적 스타트업 IR 플랫폼인 'KDB넥스트라운드' 참여 이력이 있는 곳들이다. 국내에서 발굴한 유망 기업을 해외 법인이 현지에서 다시 밀어주는 글로벌 육성 선순환 구조가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KDB실리콘밸리의 직접투자 행보가 민간 자본이 감당하기 힘든 영역을 보완하는 '인내 자본'으로서 의미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양자 컴퓨터나 신약 개발 같은 딥테크 분야는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려 민간 자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만기가 정해진 펀드보다 직접투자로 정부 기조에 맞춰 긴 호흡으로 버팀목 역할을 해주는 것도 국책은행인 산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가족 계정 쫓아내더니"⋯넷플릭스, '인수전' 이후 가격 올릴까? [이슈크래커]
  • 단독 한수원 짓누른 '태양광 숙제'…전기료 상승 이유 있었다
  • 구스다운인 줄 알았더니…"또 속았다" 엉터리 패딩들
  • 박나래 '주사 이모' 논란에...함익병 "명백한 불법"
  • 오픈AI "거품 아니다" 반박…외신은 "성과가 없다" 저격
  • 경찰,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쿠팡 본사 압수수색
  • 한국 대형마트엔 유독 왜 ‘갈색 계란’이 많을까 [에그리씽]
  • 오늘의 상승종목

  • 12.0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8,726,000
    • +3.25%
    • 이더리움
    • 4,981,000
    • +7.14%
    • 비트코인 캐시
    • 861,000
    • -1.03%
    • 리플
    • 3,175
    • +2.58%
    • 솔라나
    • 211,200
    • +4.4%
    • 에이다
    • 707
    • +8.44%
    • 트론
    • 416
    • -1.65%
    • 스텔라루멘
    • 376
    • +4.16%
    • 비트코인에스브이
    • 30,620
    • +2.41%
    • 체인링크
    • 21,860
    • +6.53%
    • 샌드박스
    • 218
    • +3.8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