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맡기면 손해”…장단기 정기예금, 금리 역전 고착화

입력 2025-12-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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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12-07 18:14)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6개월 금리, 3년물보다 최대 0.60%p 높아
금리 불확실성에 장기 예금 매력 약화
6개월 미만 예금 잔액 올해 최대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직장인 이모(38) 씨는 만기가 돌아온 3년짜리 정기예금을 재예치하려다 6개월 만기 상품을 선택했다. 3년 이상 묶는 예금보다 6개월 금리가 더 높거나 비슷한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 씨는 “길게 맡기면 오히려 불리한 구조라 단기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 정기예금 금리의 장·단기 역전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통상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게 형성되지만 최근에는 6개월 금리가 2~3년 만기 금리를 웃도는 사례가 이어지며 예금금리의 통상적 만기 구조가 뒤바뀐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7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6개월 만기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연 2.75~3.00% 수준이다. 같은 기간 3년 만기 최고금리는 연 2.40~2.50%로,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최대 0.60%포인트(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낮은 역전 구조가 일정 기간 지속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단기 금리 우위가 이어지고 있다. 케이뱅크의 ‘코드K정기예금’은 6개월 금리가 연 2.86%로 3년 금리(2.45%)보다 높았고, 카카오뱅크 정기예금 역시 6개월 2.85%, 3년 2.40%로 동일한 구조를 보였다. 비대면 채널을 중심으로 고객 유입이 증가하면서 단기 상품 중심의 수신 경쟁이 강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은행이 장기 예금금리를 쉽게 올리지 못하는 배경으로 조달 비용 부담과 금리 변동성 요인을 지목한다. 장기간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경우 향후 금리 환경이 바뀌었을 때 은행이 떠안아야 할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장기 구간 금리를 선뜻 올리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반면 단기 예금은 유동성 확보 효과가 즉각적이고 고객 유치 경쟁에도 직접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은행이 금리 조정을 가장 적극적으로 하는 구간으로 꼽힌다.

단기 예금 쏠림은 수치에서도 드러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9월 기준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215조7321억 원으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3년 이상 예금 잔액(33조5964억 원)의 약 6.5배로 단기 선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장기 상품을 선택할 유인이 감소한 가운데 투자자들이 금리 상황을 지켜보며 단기 운용을 선호하는 흐름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리 방향성이 뚜렷하게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이 장기 구간 금리를 높이기는 쉽지 않고 수신 경쟁도 단기 상품 중심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기예금 금리가 일반적 패턴과 다르게 형성되고 있어 특정 만기만 보고 가입하기보다 상품별 금리를 꼼꼼히 비교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금리 환경 변화에 따라 유리한 구간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예금 운용 전략을 유연하게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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