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일본' 내세운 신임 日총리 취임과 맞물려
일본 빠른 방위력 증강 지원할 듯

미국 인공지능(AI) 방산 기업 안두릴(Anduril Industries)이 인도-태평양 지역을 빠르게 공략하고 있다. 한국·대만·호주에 이어 일본까지 거점을 확보하며, 미 동맹국을 잇는 방산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는 모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안두릴은 이달 중순 일본 지사를 새로 연다. 일본 지사장을 맡을 인물도 내정이 됐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대만, 한국에 이어 세 번째 지사다. 존김 안두릴 한국법인 대표는 "일본 지사가 이달 중순 공식 개소한다"면서 "안두릴은 미국의 동맹국이면서 공유하는 가치가 서로 같은 국가들을 위주로 현지 진출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동맹국이면서 정부 대 정부 계약 방식인 대외 무기 판매(FMS) 등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이 지역은 중국의 태평양 군사력 증강에 대응해 방위력 강화에 속도를 낸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도 하다.

안두릴의 일본 지사 설립은 사나에 다카이치 총리 취임 이후, 일본 정부가 방위력 강화 기조를 공식화한 흐름과 맞물린다. 다카이치 총리는 '자강(自强)'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우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10월 24일 취임 후 첫 국회 연설에서 "주체적으로 방위력의 근본적 강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나에 내각은 지난달 28일 각의(국무회의)에서 2025 회계연도 추가경정예산안을 확정 지었다. 방위력과 외교력 강화에 1조6560억 엔(약 15조6000억 원)을 배정했다. 원래 일본 정부는 2027년까지 방위비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증액을 목표로 했는데, 돌연 이를 2년 앞당기기로 한 것이다. 특히 일본 정부는 무인 체계, 인공지능(AI), 자율 무기 등 차세대 방위 기술을 핵심 투자 분야로 지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안두릴이 한국, 대만, 일본을 단순한 판매 거점이 아닌 인도·태평양 지역 방산 네트워크의 핵심 축으로 설정하고 교두보를 구축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크리스천 브로즈 안두릴 사장 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최근 일본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두릴의 저비용·대량 생산 방식은 일본의 빠른 재무장과 방위 현대화 수요에 부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안두릴은 미국 실리콘밸리를 기반으로 한 AI 방산 스타트업이다. 자율무기운용체계(OS) ‘라티스(Lattice)’를 중심으로 빠른 개발·양산 모델을 구축했다. 아이디어 구상부터 시제품까지 제일 오래 걸렸던 사례가 18개월일 만큼,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임무통제체계, 감시정찰체계, 무인잠수정, 드론 등 다양한 제품을 미국, 호주, 영국 군에 납품하고 있다. 비상장기업이지만 설립 8년 만에 기업가치 약 305억 달러(약 44조 원) 평가를 받을 만큼 빠르게 성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