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78%·LG디스플레이 22%…사실상 한국 ‘독식’
50만원대 ‘볼륨존’까지 확대…中 추격에도 격차 유지

프리미엄 게이밍 모니터 시장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글로벌 시장을 사실상 장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700달러(약 100만원) 이상 게이밍 모니터 시장에서 OLED 점유율이 78%까지 치솟으며, OLED 전환 흐름이 50만원 내외의 중저가 ‘볼륨존’으로까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30일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700달러 이상 프리미엄 게이밍 모니터 출하량 약 127만대 중 99만대가 OLED 패널이 탑재된 제품으로 집계됐다. 2023년 35%였던 OLED 침투율은 2024년 68%, 올해 78%까지 오르며 고급형 게이밍 시장의 주류 기술로 자리 잡았다.
OLED 탑재 흐름은 시장 성장세와도 맞물린다. 700달러 이상 게이밍 모니터 판매량은 2023년 109만대에서 2024년 155만대로 42% 늘었고, 올해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사율·수명 등 게이머가 기대하던 기술 개선이 빠르게 이뤄지며 고가 OLED에 대한 소비자 저항선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OLED는 LCD 대비 색 재현력·응답속도·명암비 등이 월등해 FPS(1인칭 슈팅) 등 고속 장르에서 잔상과 입력 지연을 최소화한다. 어두운 환경에서도 윤곽 표현이 선명해 개발자가 의도한 콘텐츠를 그대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게이머 사이에서 강점으로 꼽힌다.
이 같은 기술 우위는 한국 업체의 독주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모니터용 OLED 패널 점유율(출하량 기준)은 삼성디스플레이 78%, LG디스플레이 22%로 한국 기업 점유율이 사실상 100%다. 중국 에버디스플레이 등도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점유율은 0.1%에 그친다.
OLED 확산은 프리미엄을 넘어 ‘볼륨존’으로 번지고 있다. 올해 1∼3분기 300~700달러(약 40만~90만원) 구간 게이밍 OLED 모니터 출하량은 52만대로, 전년 동기(5만대)의 10배 이상 증가했다. OLED 침투율 역시 1.4%에서 14.3%로 커졌다.
국내 업계는 이 흐름을 기회로 보고 OLED 공급망을 B2B·B2C 전 영역으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전문가용 고성능 제품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용·기업용 중저사양 모니터까지 OLED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는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초고주사율 프리미엄뿐 아니라 메인스트림 라인업까지 넓혀 모니터 시장 전반에서 OLED 비중을 지속적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OLED가 기술·수율·라인업 측면에서 글로벌 우위를 확실히 확보했다”며 “모니터 시장에서 OLED 전환 속도가 더 빨라지면 한국 기업 중심의 공급 체계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