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간 개발이 정체된 서울 용산정비창 개발이 기공식을 갖고 새 시작을 알렸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27일 옛 용산정비창 일대에서 서울 용산구 정비창 내 야외 행사장에서 열린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사업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기공식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10년의 멈춤을 넘어 서울의 다음 100년을 여는 출발점”이라며 사업 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2013년 무산 이후 장기간 정체돼 있던 용산의 시간이 오늘부터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며 “서울 도심–여의도–강남을 잇는 국가경제축의 중심에서 미래 산업·국제업무·주거·업무가 결합된 대표 미래도시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서울시·정부·코레일·SH공사·민간 전문가의 신뢰와 협력이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총 51조 원 규모의 초대형 개발과 6000가구 공급, 글로벌 기업 본사 유치를 추진해 서울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며 “국가전략·도시경쟁력·시민 삶의 질을 원칙으로 흔들림 없이 사업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정래 한국철도공사 사장 직무대행은 “1905년부터 100여 년간 철도정비창 부지였던 이곳이 글로벌 비즈니스 거점으로 재탄생하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평가하며 사업을 함께 추진한 오 시장과 SH공사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한국철도공사는 서울시·SH공사와 협력해 부지 조성, 토지 분양, 주택 공급, 기업 유치까지 책임 있게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용산구 한강로3가 40-1 일대 옛 철도정비창 부지 45만6099㎡를 국제업무, 스마트산업, 주거·문화·여가 등을 아우르는 구역으로 개발하는 초대형 도시개발사업이다. 코레일과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공동 시행한다.
서울시는 오는 2028년까지 부지 조성공사를 마치고 2030년 기업·주민 입주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서울역~용산역~한강변’ 축을 하나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사업 구상에 따르면 국제업무지구는 △국제업무존 △업무복합존 △업무지원존으로 나뉜다. 국제업무존에는 글로벌 본사 유치를 위한 초고층 빌딩군이 들어선다. 업무복합존에는 오피스·오피스텔·리테일 복합공간이 조성되고, 업무지원존에는 주거·의료·교육시설 등이 입주한다. 도시 구조는 국제업무·문화·주거·녹지 기능이 수직적으로 결합하는 ‘콤팩트시티’ 형태로 구현될 계획이다.
앞서 용산국제업무지구는 2010년 개발구역으로 지정됐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와 사업자 자금난으로 10년 이상 사업이 멈춰 있었다. 서울시는 2001년 7월 용산정비창 부지 개발 계획을 발표했고 2006년 코레일이 역세권 개발사업 공모에 나서며 대형 프로젝트가 본격화됐다. 총 31조 원을 투입해 111층 랜드마크 빌딩 조성 등이 추진됐으나 금융환경 악화로 자금 조달이 막히면서 사업은 중단됐다.
2013년 시행사 파산으로 서울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와 도시개발구역 지정 해제를 고시했고 개발 계획은 백지화됐다. 이후 2021년 서울시와 코레일이 공동사업시행 실시협약을 체결하며 사업 재개가 시작됐고 개발계획 고시 등을 거쳐 용산국제업무지구는 다시 추진 궤도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는 각종 행정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해 구역 지정 후 12개월 만에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는 기존 도시개발사업 대비 20개월 이상 단축한 것이다. 시와 코레일·SH 등 사업시행자 간 긴밀한 협력과 기반시설 설계 병행 검토 등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기공식장 인근에서는 용산정비창 개발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반대 및 공공부지 기업 매각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오 시장은 “어느 사업에나 반대하는 분들은 있다”며 “모든 의견을 수용해서 끌어안고 미래로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