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가 고환율 직격탄을 맞은 지역 제조업계를 지키기 위해 27일부터 총 1000억 원 규모의 긴급 지원 패키지를 가동한다. 철강·금속·신발·수산 등 부산 산업의 기반을 이루는 업종의 기업들이 환율 급등으로 원가 부담과 결제 압박에 흔들리자, 시가 직접 나서 금융·물류·수출 전 부문을 아우르는 '3대 종합지원책'을 마련한 것이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긴급 유동성 공급 △업종별 맞춤형 핀셋 지원 △내수기업의 수출 전환 촉진 등이다.
우선 시는 고환율 피해가 확인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환율케어 특별자금' 1000억 원을 신설한다. 업체당 최대 8억 원(명문향토기업 10억 원)까지 신청할 수 있고, 이차보전 2%를 3년간 적용해 환율 급등으로 생긴 단기 유동성 공백을 메우도록 했다. 추천서는 부산경제진흥원이 발급하고, 14개 시중은행에서 융자가 진행된다.
수출기업 금융 부담도 대폭 덜어준다. 내년부터 수출 보험료 지원은 7억 원으로, 신용보증료는 3억 원으로 각각 확대된다. 무역보험·보증 지원 분야도 8개에서 9개로 늘어나 중소기업들의 리스크 대비 폭이 넓어진다.
업종별 현장 맞춤형 대책도 눈에 띈다. 특히 원자재 가격 급등과 물류비 상승으로 타격이 컸던 신발 제조 중소기업에는 수출 물류비의 90%를 기업당 최대 200만 원까지 지원한다. 10개 사에 한정해 실질적인 해외 운송비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이다.
또한 시는 업종별 원자재 공동구매를 지원해 통관비·운송비 등 실비를 보전하고, '찾아가는 환위험 119 컨설팅단'을 운영해 환헤지 전략과 리스크 관리 교육을 제공한다. 고환율기 수출전환 기회를 살리기 위해 아마존, 알리바바닷컴 등 글로벌 플랫폼 입점 지원도 강화한다.
부산시는 정책 발표와 함께 현장 소통도 병행하고 있다. 박형준 시장은 이날 강서구 범방동 재귀반사필름 제조기업 ㈜지비라이트를 방문해 △원자재 가격 상승 △수입결제 부담 △글로벌 시장 변화 등 기업의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했다. 기업 관계자들은 신속한 금융 접근성 확대와 체감형 지원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은 "고환율은 지역 기업에 가장 빠르고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변수"라며 "이번 종합지원책이 기업들이 버티고 다시 성장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의 목소리에 기반한 정책 지원을 통해 기업이 경영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