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안두릴과 ‘게임체인저’ 무인함정 시장 도전장

HD현대-안두릴, 시제함 2026년 개발 완료 목표
빠르게 성장하는 세계 무인 수상정 시장
정기선 회장 “해군 작전 패러다임 바꿀 것”
‘시장가치 44조’ 안두릴 “HD현대와 더 큰 협력 기대”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10월 27일 경주에서 열린 CEO 서밋 퓨처테크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HD현대)

HD현대가 미국 인공지능(AI) 방산기업 안두릴 인더스트리즈(안두릴)와 내년에 자율무인수상함 시제품을 선보인다. 이번 협력으로 HD현대는 미래 해전(海戰) ‘게임 체인저’로 부상한 무인 함정 시장에서 앞서나갈 수 있게 됐다.

HD현대는 안두릴과 손잡고 자율 무인수상함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23일 밝혔다. HD현대는 최근 미국 안두릴과 자율무인수상함 설계, 건조 및 AI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체결식에는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함정·중형선 사업대표)과 팔머 럭키 안두릴 공동설립자가 참석했다.

자율무인수상함 시제함은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건조된다. HD현대 관계자는 “자율 운항 전문 자회사 아비커스가 개발 중인 선박 자율운항 기술을 비롯해 HD현대 AI 기반 운항 솔루션 ‘오션와이즈’를 포함해 무인수상정에 맞는 AI 솔루션을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두릴은 현재 개발 중인 자율 임무 수행 솔루션을 탑재한다. 시제함 개발·건조 완료 시점은 내년이다. 양사는 앞으로 무인수상함 미국 및 글로벌 시장 선점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HD현대는 안두릴과의 협업을 빠른 속도로 전개하고 있다. 지난 4월 HD현대는 안두릴과 무인수상정 개발 및 시장 공략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8월에는 이를 보다 구체화해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지난달 경주에서 HD현대 주관으로 열린 CEO 서밋 퓨처테크포럼에서도 존 킴 안두릴 한국 대표가 연사로 나와 무인수상정 청사진을 밝혔다.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주원호 HD현대중공업사장과 팔머 럭키 안두릴 공동_설립자가 자율 무인수상함 설계 및 건조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HD현대)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당시 기조 연설을 통해 “최근 AI 방산 분야의 혁신 리더로 급부상하고 있는 미국의 안두릴과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최신 자율운항 기술을 방산 분야로 확장시키며 차세대 무인 함정을 개발 중”이라며 “양사의 역량이 결집된 선박 자율운항 기술과 자율 임무 수행이 융합되면 해군 작전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해양 패권을 둘러싼 미래 특수선 시장에서 HD현대가 앞서나가는 모양새다. 무인수상정은 병력 손실 없이도 기뢰 탐색 및 제거, 해상 전투 등 각종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인구 감소 시대에 부상한 대안으로 꼽힌다. 한화오션도 지난달 미국 인공지능 자율운항 솔루션 기업 해벅AI와 무인수상정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세계 무인 수상정 시장은 2022년 9억 2000만 달러에서 연평균 11.5% 성장해 2032년 27억 달러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은 “세계 최고의 AI 방산 기업과 세계 최고의 조선소가 협력해 전 세계 해군이 추진하고 있는 유무인 복합체계 도입에도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팔머 럭키 안두릴 공동설립자는 “세계 최고 수준 설계, 건조 역량을 갖춘 HD현대의 울산 야드에서 첫 번째 자율무인수상함를 짓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방산 시장에서 HD현대와의 더 큰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두릴은 AI 기술을 기반으로 임무통제체계, 감시정찰체계, 무인잠수정, 드론 등 다양한 제품을 미 해군 등에 납품하고 있는 떠오르는 방산 업체다. 비상장 기업이지만 기업가치 약 305억 달러(약 44조 원)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