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스신용평가는 19일 금융위원회의 신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과 발행어음 인가 결정에 대해 "IMA(종합투자계좌) 도입으로 운용기간과 의무가 길어지는 만큼 장기적인 손익 변동성과 위험관리 체계 점검이 핵심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수혜 증권사에 전략적 기회를 제공하지만, 신용도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금융위는 이날 정례회의에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8조 원 이상 자기자본 요건을 충족한 최초의 IMA 사업자로 지정하는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키움증권은 삼성·메리츠·하나·신한과 함께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한 5개사 중 최초로 인가를 확보했다. 첫 상품은 연내 출시될 전망이다.
IMA와 발행어음은 공통적으로 증권사의 신용도를 기반으로 일반 투자자로부터 직접 자금을 수신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내부통제·전문인력·과거 제재 이력 등 강화된 요건이 요구되는 영역이다. 다만 IMA는 규제 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원금보장 의무까지 뒤따르는 구조라, 발행어음보다 운용 역량의 중요성이 훨씬 커진다.
신승환 나신평 금융평가1실 책임연구원은 IMA에 대해 “성과가 단기에 드러나기 어려운 만큼 중장기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IMA 인가 기준을 엄격히 설정한 것도 ‘생산적 금융’ 기조 아래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위한 정책적 판단이라는 설명이다.
발행어음 사업의 본질은 NIM(순이자마진) 중심 사업이라고 정의했다. 조달한 단기 자금이 채무증권 등 여신성자산에 60~80% 가까이 투입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나신평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발행어음 조달액은 총 48조 원으로 4개 증권사가 사업을 영위 중이며, 이 중 개인 투자자가 62%(29조7000억 원)를 차지한다.
그러나 금리 민감도가 높고, 이익 변동성은 큰 편이다. 고강도 긴축이 이뤄졌던 2022년을 제외하면, 발행어음 사업은 2020년 이후 매년 순이익에서 약 10% 내외를 기여하고 있다. 신 연구원은 “조달비용이 조금만 올라가도 역마진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2021~2024년 발행어음 계정 ROA(총자산순이익률)가 평균 3.2%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IMA의 핵심은 운용의 중요성에 있다고 강조했다. IMA는 계좌 내 자산의 70% 이상을 기업금융에 투자해야 하고, 25% 이상은 모험자본 영역에 반드시 배분해야 한다. 모험자본에는 △중소·중견기업 대출·채권 △A등급 이하 채무증권 △P-CBO △벤처기업 투자 등이 포함된다. 여기서 A등급 채권과 중견기업 투자 같은 비교적 안전한 자산은 전체 모험자본 의무의 30%까지만 인정된다.
곽노경 나이스신평 금융평가1실장은 “모험자본 의무는 당연히 높은 신용·유동성 리스크를 동반한다”며 “발행어음 사업이 NIM 창출 비즈니스에 가까웠다면, IMA는 선별적인 자산 인수 역량과 정교한 리스크 관리가 성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기 인가의 중요성도 짚었다. 내년부터 8조 원 종투사 요건이 2개 회계연도 연속 충족으로 강화되는 만큼 다음 신규지정 시점은 2027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그만큼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초기에 고객·상품·서비스 측면에서 선점할 제도적 이점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번 인가가 즉각적인 신용도 변화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두 대형 증권사(한국투자·미래에셋)는 이미 계열지원 제외 단독 신용도 기준으로도 ‘AA’ 등급을 받고 있으며, 향후 IMA가 중장기 수익기반 확대에 얼마나 기여하는지가 주요 체크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신 연구원은 “발행어음·IMA 도입이 시장지위 강화와 수익원 다변화에는 도움이 되지만, 인가 자체가 신용도에 영향을 미치는 이벤트로 보긴 어렵다”며 키움증권의 경우 “사업다각화 수준, 발행어음 수익 기여도, 위험성향 변화, 내부통제 이슈 등을 지속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신규 인가 이후 단기간에 자산이 급격히 늘면 레버리지비율이 빠르게 상승한 과거 사례가 있다”며 “투자자산 부실화나 조달비용 경쟁이 심화될 경우 손실흡수력이 약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