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공장이 된 자동차 생산라인…‘직무급 체계’ 파고든다

입력 2025-11-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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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제조 전환이 만든 새로운 공장 질서…사람·장비·로봇 역할 재편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제작한 이족보행 로봇 아틀라스 (사진=현대차)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제작한 이족보행 로봇 아틀라스 (사진=현대차)

휴머노이드 로봇이 자동차 공장 바닥을 바꾸기 시작하면서 생산라인에 ‘직무 지진’이 일고 있다. 조립·용접·도장 공정은 데이터와 로봇이 맡고, 사람은 공정을 설계·통제하는 역할로 이동하는 ‘AI 제조 전환’이 본격화하고 있다. 생산라인이 사람 손을 기준으로 설계되던 시대가 끝나가며 제조업 일자리 지형이 재편되고 있다.

17일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제조는 부품 적치, 운반, 용접, 도장 등 반복도가 높고 근골격계 부담이 큰 3D(위험·단조·오염) 공정을 로봇이 대체하는 방향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휴머노이드는 사람과 유사한 체형을 갖춰 기존 생산라인 설비를 크게 바꾸지 않고 투입할 수 있어 적용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사람은 라인 협업 인력에서 데이터·로봇 운영자, 품질·설비 엔지니어 역할로 이동한다. 생산라인 근로자가 AI 공정관리와 로봇 정비 교육을 새로 받아야 하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휴머노이드 상용화가 생산직 축소보다는 직무 재구성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 현장은 자동화 단계를 넘어 스마트 장비 70%, 휴머노이드 20%, 사람 10%로 역할을 나누는 구조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AI 제조 전환이 빨라지면서 임금체계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AI·로봇 엔지니어 확보 경쟁이 심해지며 직무 기반 임금체계가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기업의 AI·로봇 엔지니어 연봉은 기존 생산직 평균 임금 대비 약 1.6~2배 수준으로 형성된 사례도 있다. AI 제조 인력은 공장 가동을 중단시킬 수 있는 의사결정 권한과 운영 리스크를 맡는 만큼 보상 체계가 차별화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협력사 고용 구조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단가 중심 납품 구조가 유지될 경우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로봇·소프트웨어 전환 투자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벤츠, BYD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은 이미 휴머노이드와 자율로봇 공정 실증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과 독일은 재직자 재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생산직을 AI 운영 인력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제조 AI 전환에 따른 교육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최근 중국이 5년 후 10대 주력업종 한국 앞지를 것이라는 내용의 '한‧미‧일‧중기업경쟁력현황및전망조사' 보고서를 내며 기업경쟁력 제고 애로 요인으로 AI 등 핵심기술인력 부족(18.5%)을 꼽았다. 한 연구기관 관계자는 “기술 이전보다 인력 전환이 병목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기업·교육기관 간 직무전환 플랫폼을 마련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휴머노이드 확산은 인사(HR) 체계 변화도 예고한다. 현대자동차와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최근 UPS, 갭(GAP), 큐리그닥터페퍼(Keurig Dr Pepper) 등 글로벌 기업 최고인사책임자(CHRO)를 초청해 로봇·AI 시대 HR 역할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이족보행 로봇 아틀라스(Atlas), 사족보행 로봇 스팟(Spot), 물류 로봇 스트레치(Stretch)를 시연하며 로봇의 업무 범위 확장 가능성을 공유했다. UPS는 AI 콜센터 도우미 사례를 소개했고 참석자들은 AI가 로봇에 적용돼 ‘디지털 동료’로 확장될 가능성에 공감했다.

김혜인 현대차 HR본부장 부사장은 “HR은 전통적 역할을 넘어 기술과 조직을 통합 설계하는 기능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이첼 살라몬 보스턴다이내믹스 CHRO도 “AI·로봇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HR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 공장은 노동, 임금, 지역경제가 얽힌 정책 과제로 이동하고 있다. 자동화 속도는 높아지지만 생산라인을 책임질 인력 재배치와 전환 비용 설계가 남아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핵심 질문은 단순하다. 기계가 일하는 공장이 아니라 기계와 함께 일할 사람은 누구인가”라며 “제조 경쟁력은 임금 절감이 아니라 전환 속도를 따라잡는 능력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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