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바뀐 한미 통상지형…‘15% 새 관세룰’이 갈랐다 [팩트시트, NEXT]

입력 2025-11-1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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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자동차 관세 15% 인하로 최악 피해⋯美, 車·디지털·농업 비관세장벽 완화 '실리' 챙겨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미 관세협상 팩트시트 및 MOU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미 관세협상 팩트시트 및 MOU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최근 공개된 한미 정상회담 '공동 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에 담긴 통상 합의는 '관세'라는 전통적 장벽과 '비관세'라는 현대적 장벽을 맞교환한 결과물로 요약된다. 한국은 자동차 등 주력 수출품에 대한 미국의 고율 관세 위협에서 한숨 돌렸고, 미국은 자국 산업의 숙원이던 한국 시장의 비관세 장벽을 허무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16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이번 합의의 핵심은 사실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나 최혜국대우(MFN) 관세율보다 높은 '15%'라는 새로운 관세 기준선이 설정됐다는 점이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미국은 앞으로 한국산 상품에 대해 기존 한미 FTA나 MFN 관세율, 혹은 15% 중에서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게 된다. 이는 사실상 많은 품목에서 기존 FTA의 '0%' 관세 혜택이 사라지고 15%의 새로운 '관세 하한선'이 생겼음을 의미한다.

다만 우리 산업계가 가장 우려했던 무역확장법 232조(국가안보) 관세는 '안정화'라는 성과를 얻어 냈다. 핵심 쟁점이던 한국산 자동차 및 부품, 원목 제품 등에 대한 232조 관세가 15%로 인하됐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 25%의 고율 관세 부과에 고초를 겪고 있는 자동차 업계로서는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한미 양국은 자동차 품목에 대한 15% 관세 인하를 '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에 제출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올해 11월 1일부터 소급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향후 232조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미국이 대만 등 다른 나라와 맺을 반도체 교역 합의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보장받았다. 이는 한국의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를 특정해 별도 보호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의약품은 232조 관세율이 15%를 초과하지 않도록 상한선을 설정했다. 제네릭 의약품, 특정 천연자원, 특정 항공기 부품 등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기존의 고율 관세를 아예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이 이러한 관세 혜택을 줬다면 한국은 '비관세 장벽'이라는 문을 열어줬다. 미국이 이번 협상에서 얻어낸 중요한 실익 중 하나다.

우선 미국 자동차 업계의 숙원이던 규제가 대폭 완화된다. 미국 안전기준(FMVSS)을 준수하는 미국산 자동차는 연간 5만 대까지 추가 개조 없이 수입하던 상한선이 아예 폐지된다. 또한 배출가스 인증 서류도 간소화된다. 이는 GM, 포드, 테슬라 등 미국 자동차의 한국 시장 공략이 한층 쉬워짐을 의미한다.

국내에서 뜨거운 감자였던 '망 사용료'와 온라인 플랫폼 규제 문제에서 미국 기업이 차별받지 않도록 보장하기로 했다. 이는 구글, 넷플릭스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요구가 반영된 조치로 국경 간 정보 이전도 원활히 할 것을 약속해 국내 플랫폼 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미국산 농산물 수입 절차도 간소화된다. 미국산 농산물이 한국에 들어올 때 겪는 비관세 장벽을 줄여주겠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산 유전자 변형 농산물(GMO)의 한국 내 수입 허가 절차를 효율화하고, 미국산 원예작물 수입 관련 민원을 전담 처리하는 'U.S. Desk'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번 관세 합의는 우리 대미 수출 및 우리 경제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양국 간 신뢰 관계가 더욱 공고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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