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상황 따라 배당 인센티브 셈법 복잡”

반도체 관련주가 주춤하며 국내 증시가 출렁이는 사이 대표적 고배당주로 꼽히는 금융주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정치권이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완화에 합의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금융주가 정책 수혜를 누릴 것이라는 기대감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은행 지수’는 11월 들어 5.89% 상승했다. 전체 KRX 지수 중 상승률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같은 기간 종목별로는 하나금융지주(9.12%), BNK금융지주(8.98%), JB금융지주(7.35%), iM금융지주(7.12%), KB금융(7.03%), 신한지주(6.41%), 우리금융지주(4.53%) 등의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배당소득 세제 완화 움직임이 고배당주로 분류되는 금융주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월 28일 여야는 배당소득에 대해 2000만 원까지 14%, 2000만 원 초과 3억 원 미만은 20%, 3억 원 초과 50억 원 미만에 25% 분리과세 세율을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배당금이 50억 원을 초과하면 30% 세율을 부과한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적용 시기는 내년 배당부터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여야가 도출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내용이 올해 7월 말 정부가 공개한 세제 개편안보다는 기업 배당과 투자자 장기투자 유인을 장기적으로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기존 정부안은 ‘3억 원 초과에 대해 35% 분리과세’를 규정한 데다, 배당소득 50억 원 초과 기준을 적용받는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소수에 그칠 것으로 예상해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50억 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실질적으로 25% 분리과세 세율을 적용받는 형태가 됐다”며 “증시 활성화 촉진에 취지를 둔 정책으로써 현실적 방안이 마련됐으며, 배당 성향이 높은 기업들의 주가에는 유리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고세율을 조정해달라는 시장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며 분리과세 유인이 커져 배당에 대한 장기투자 유인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가 완성된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배당주 강세가 예상되고, 대상 기업 범위도 넓어졌기에 투자자들에게 주는 실질적 혜택이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주주로서도 세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배당금이 50억 원을 넘더라도, 50억 원까지는 하위 구간 세율이 적용되는 누진 구조이기 때문이다. 다만 대주주가 처한 상황에 따라 배당 확대 인센티브 작용 여부는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경영권 승계를 둔 셈법 등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거액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장기투자 유인으로 작용하기에 충분한 개편안으로 판단한다”면서도 “상속 재원 마련을 위한 배당 확대로 주가가 상승한다면 경영권 승계와 소요되는 상속세·증여세 부담과 비교한 득실에 따라 상대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