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명의로 40억 빼돌린 경기문화재단 팀장”···도의회 “청렴 붕괴, 조직적 은폐 의혹” 직격

입력 2025-11-12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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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뒤에야 인지? 기관 책임회피 말고 청렴시스템 전면 재점검하라”

-정동혁 도의원 “권익위 조사 전날 휴가, 인사이동까지… 사전 인지·축소 정황 짙다”
-이학수 도의원 “외부기관이 먼저 비리 포착… 내부통제 실종, 제도 전면 재점검해야”

▲경기문화재단 전경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재단 전경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재단 소속 팀장이 배우자 명의로 무자격 업체를 세워 40억원대 용역비를 빼돌린 사건(본보 3월18일자)을 두고, 경기도의회가 재단의 안일한 대응과 조직적 은폐 의혹을 강하게 질타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올해 3월 이 사건을 ‘직무 관련 정보를 이용한 사적 이득’으로 판단해 사기·업무상 배임 혐의로 대검찰청에 이첩했다. 하지만 경기문화재단은 내부 감시 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은 채 언론 보도 이후에서야 사건을 인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11일 열린 도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정동혁 의원(더불어민주당·고양3)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아내 명의 무자격업체를 통해 40억원을 챙긴 공직자’로 지목한 인물이 경기문화재단 소속 팀장으로 확인됐다”며 “20년 넘게 근무한 직원이 직무 정보를 악용해 용역을 따냈는데도 재단과 경기도는 아무것도 몰랐다고만 한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국민권익위가 지난해 11월 재단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며 2019~2024년 유구 이전 복원사업을 집중 검토하겠다고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경영본부장은 그 취지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며 “조사 의도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는데도 재단 경영진은 도와 도의회에 보고하지 않고 모르쇠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민권익위 방문조사 공문에는 ‘해당 관계자는 당일 대기조치할 것’이라고 명시돼 있었지만, 해당 직원은 전날 오후부터 휴가를 냈다”며 “이미 공문이 전달된 상태에서 휴가를 승인한 것은 재단이 사전에 조사를 알고 회피를 도운 것 아니냐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해당 직원은 권익위 조사 직전 장기 휴가를 낸 뒤 타 기관으로 전보돼 팀장 직위에서 해제됐다”며 “22년간 단 한 번도 인사발령이 없던 직원이 사건이 드러나기 직전 인사조치를 받은 것은 재단이 사전에 사건을 인지했음을 보여주는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이학수 의원(국민의힘·평택5)도 “외부기관이 먼저 비리를 파악하고, 재단은 언론보도 후에야 사실을 알았다는 건 내부통제 기능이 완전히 붕괴됐다는 뜻”이라며 “무자격 업체와 관계없다고 해명한 건 책임회피이자 조직적 은폐”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해당 팀장이 배우자 명의로 회사를 설립한 지 10일 만에 40억 원짜리 유적 이전·복원사업을 수주했으며, 재단 예산으로 중장비 임차비와 자재비까지 집행된 정황이 있다”며 “이는 개인 일탈이 아니라 관리·감독 시스템 자체가 마비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경기문화재단 측은 “해당 직원이 건강상 이유로 휴가를 신청했으며, 사건 인지 직후 도와 담당 국장에게 보고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의원들은 “조직적 은폐 가능성이 높다”며 재단 책임론을 거듭 제기했다.

정동혁 의원은 “경기문화재단이 수행하던 문화유산 돌봄사업을 지난해 민간에 넘겼는데, 공교롭게도 그 업체가 이번 사건의 배우자 명의 회사에 40억원 일감을 준 곳”이라며 “사업구조와 인적관계를 포함해 전면적인 조사와 감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도의회는 이번 사건을 개인 비위가 아닌 구조적 부패로 규정했다. 의원들은 “직무정보 유출, 내부 보고 지연, 친인척 거래 등 모든 단계에서 통제가 작동하지 않았다”며 “경기문화재단은 청렴과 공정이라는 기본 원칙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학수 의원은 “이런 사태가 다시 반복된다면 경기문화재단은 존재 이유를 잃게 될 것”이라며 “즉시 전면적인 감사체계 개편과 친인척 업체 거래금지, 발주감시시스템 구축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기도의회는 18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총괄감사에서 해당 직원을 직접 증인으로 소환해 구체적 경위를 확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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