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글로벌 양자컴퓨팅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달 중성원자 기반 양자컴퓨터 기업인 프랑스 '파스칼'에 이어 이달에도 광자(Photon) 기술 기반 프랑스 양자기업 '콴델라(Quandela)'가 서울시에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시는 "글로벌 양자산업 중심지 도약을 위해 기업 투자를 밀착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12일 시청 본관에서 콴델라와 총 5700만 달러(약 8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골자로 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김태균 서울시 행정1부시장과 니콜로 소마스키 콴델라 CEO, 필립 베르투 주한 프랑스대사, 김유석 콴델라 한국지사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콴델라가 서울에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연구개발(R&D) 및 제조 전초기지를 설립하는 것이다. 콴델라는 먼저 2850만 달러(약 400억 원)를 투자해 양자컴퓨터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2035년까지 285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다.
잇따른 프랑스 양자컴퓨팅 관련 기업의 서울 투자를 통해 서울은 앞으로 미래 양자 산업의 핵심 기술 두 축을 모두 확보하게 됐다. 이번에 투자를 결정한 콴델라는 2017년 설립된 광자 기반 양자컴퓨터 전문기업이다. 광자 기반 방식은 빛의 입자인 '광자'를 정보 단위(큐비트)로 활용한다. 초고속·저전력 특성이 있으며 특히 기존 반도체 제조공정과 유사점이 많아 상용화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서울 투자를 결정한 파스칼(Pasqal)은 중성원자 기반 기업이다. 이는 원자를 일렬로 배열해 개별 원자의 에너지 상태를 조작해 연산하는 방식으로, 정밀한 제어와 대규모 확장성이 강점이다. 서울시가 특성이 다른 두 글로벌 양자컴퓨팅 선도기업을 모두 유치하면서 관련 산업의 글로벌 허브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이날 협약식에서 양측은 서울의 양자 생태계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태균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서울이 양자컴퓨팅 핵심 입지로 발전하는 자리에 함께해 기쁘다"며 "시는 최적화된 양자컴퓨터 생태계를 본격적으로 구축 중인 만큼 콴델라의 서울 투자 결정은 탁월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의 양자 생태계가 글로벌 중심지로 성장하도록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밀착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니콜로 소마스키 콴델라 CEO는 "서울시와의 협력은 콴델라의 글로벌 전략에서 핵심적인 이정표"라며 "한국에서의 확장은 2년 전 시작됐으며 정부와 학계의 발전이 많아 지금이 입지 확대의 좋은 시점"이라고 했다.
향후 계획에 관해선 "서울대, 연세대, 카이스트 등과 교육 측면에서 협력하고 클라우드 설립을 강화할 것"이라며 "몇 년 안에 많은 금액을 투자해 (양자컴퓨터) 제조 시설을 설립하고, 차세대 양자컴퓨터를 만들기 위해 기술을 공유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서울형 양자산업 생태계' 조성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재 시는 △산·학·연·관 R&D 네트워크 구축 △핵심인재 양성 △양자기술융합지원센터 건립(2027년) △AI·양자컴퓨팅 융합 기반의 서울퀀텀허브(가칭) 조성(2030년) 등 중장기 정책을 통해 산업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 밖에 외국인투자촉진법 등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와 협력해 콴델라 측에 대한 외국인투자 인센티브 지원도 검토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