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 고마워요. 고맙고… 이따 또 이야기 나눠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나는 SOLO(나는 솔로)'가 최종 선택을 앞두고 있습니다.
기수마다 새로운 출연진과 새 러브라인으로 눈길을 끄는 '나는 솔로'. 이번에 더 많은 시선이 쏠린 건 '나는 솔로'의 치트키와 같은 '돌싱 특집'이 베일을 벗었기 때문인데요. 앞선 10기, 16기, 22기 돌싱 특집 모두 화제 속에 방영되며 세간의 관심을 끈 바 있죠. 이번 28기 역시 "이야기 나눠요"라는 유행어까지 낳으며 사랑받고 있습니다.
또 다른 연애 예능의 대표 주자, '환승연애'도 최근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습니다. 헤어진 연인과 함께 출연하는 만큼 평범한 '연프'(연애 프로그램)과는 차원이 다른 재미를 준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죠.
이런 연프, 끝이 아닙니다. '나는 솔로', '환승연애'처럼 새 시리즈나 시즌으로 명성을 이어가는 연프는 물론 아예 새롭게 출범하는 프로그램도 있어 시청자들에게 고르는 재미를 선사합니다.

ENA·SBS Plus 공동 제작 예능 '나는 솔로'는 어느덧 28기 종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나는 솔로'는 결혼을 간절히 원하는 솔로 남녀들이 모여 사랑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리얼리티 데이팅 프로그램인데요. 기수마다 출연자가 바뀌면서 새로운 러브라인을 형성합니다. 각 기수마다 다른 테마도 재미 요소입니다. 풋풋한 모태 솔로 특집, 성숙한 매력의 골드 특집, 사랑 앞에서만큼은 서툰 너드남 특집 등 매 기수 색다른 매력을 자랑하죠.
현재 방영 중인 28기는 그 중에서도 최고의 재미를 자랑하는 '돌싱 특집'입니다. 이혼의 상처를 딛고 다시 한번 진정한 사랑을 찾는 돌싱 특집은 유독(?) 개성 강한 출연진과 남다른 서사,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갈등을 자랑해왔는데요. 28기 역시 이 공식에 충실했습니다. 시청자들 사이 유행어까지 번지면서 관심을 받고 있죠. 지난주 방송은 평균 5.07%의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분당 최고 시청률은 5.4%까지 치솟았습니다. 굿데이터 코퍼레이션이 집계하는 '펀덱스 차트'(11월 4일 발표)의 'TV 비드라마 화제성'에서도 1위에 등극하며 인기를 과시했죠.
그 중심에는 28기 영수가 있습니다. 솔로녀들의 첫 인상 선택에서 영숙, 영자, 순자의 표를 받으면서 인기남에 등극한 영수는 방송 후반부에 이르기까지 여러 여성 출연자 사이에서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그가 자꾸만 되풀이하는 "이야기 나눠요"라는 대사는 시청자들 사이 유행어로 확산했고요. 그런 영수에게 호감이 있는 현숙이 술자리에서 "짜증 난다"고 성토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이 정숙의 눈치를 보게 만들었죠.
이처럼 출연자들의 솔직한 발언과 갈등, 눈물 등 진한 감정은 '나는 솔로'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로 통합니다. 30기를 향해 달려가는 지금도 꾸준히 3~4%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12일 방송되는 28기 최종회에서는 최커(최종 커플)는 물론 현커(현실 커플)가 베일을 벗을 예정이라 뜨거운 관심이 예상됩니다.
그런가 하면 '환승연애4'도 갈등이 폭발하며 화제성을 휩쓸었습니다.
다양한 이유로 이별한 커플들이 한 집에 모여 지나간 연애를 되짚고 새로운 인연을 마주하며 자신만의 사랑을 찾아가는 연애 리얼리티 '환승연애'는 티빙 지식재산권(IP)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연프로 범위를 넓혀도 그 화제성과 존재감이 남다른데요. 시즌1부터 현실 연애와 갈등, 새로운 설렘 등 감정선을 솔직하게 담아내면서 두터운 팬덤을 형성해왔죠.
특히 이번 시즌에서는 새로운 요소가 대거 도입되면서 차별화를 꾀했는데요. 남성 출연자들이 익명으로 여성 출연자에게 질문하는 장치 '단체 토킹룸'이 대표적이죠. 이때 여러 남성이 상대의 답변을 동시에 들을 수 있는 게 킥 포인트입니다. 헤어진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은 지현이 "상대가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고 답하자, 이를 조용히 듣던 원규가 수화기를 내려놓는 장면은 '환승연애4'의 정체성으로도 거론되죠. 인기에 힘입어 '환승연애4'는 6주 연속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 TV-OTT 통합 화제성 1위(11월 4일 기준) 등 호성적을 쓰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넷플릭스 '솔로지옥 시즌4', MBN '돌싱글즈7' 등 슈퍼 연프 IP들은 올해도 잇따라 안방극장을 찾아왔습니다. 반면 신선한 콘셉트, 다채로운 매력의 출연진으로 눈길을 끈, 새로운 연프들의 출현도 두드러지는 요즘입니다.
우선 올해 초 방송된 KBS Joy·KBS2 예능 프로그램 '오래된 만남 추구'(이하 '오만추')를 꼽을 수 있는데요. '오만추'는 동료에서 연인으로 거듭날 꺼진 인연 다시 보기 프로젝트입니다. 코미디언 송은이와 김숙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방송은 방송인 이영자와 김숙, 배우 장서희, 우희진, 지상렬, 배우 구본승, 황동주, 이재황 등이 출연하면서 화제를 모았죠. 특히 이영자-황동주 러브라인을 필두로 '방송이 아니고 진짜 러브라인이냐'는 반응이 속출했습니다. 이후 '오만추'는 9월 3기까지 방송되며 인기를 증명했죠.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는 넷플릭스가 론칭한 연프인데요. 연애가 서툰 모태솔로들의 인생 첫 연애를 돕는 메이크오버 연애 리얼리티를 표방하며 신선한 재미를 줬습니다. MC들의 가감 없는 피드백과 환장 케미스트리가 연신 웃음을 자아내는가 하면, 출연자들의 서툴면서도 진정성 있는 직진이 응원을 유도했죠. 공개 이후 넷플릭스 글로벌 톱 10 TV쇼(비영어) 부문에 진입하는 성적도 썼습니다.
KBS2에선 지난달 '누난 내게 여자야'가 첫 방송을 시작했는데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연상연하 남녀의 도발적인 러브 스토리를 그립니다. 3회 만에 출연진의 직업이 공개됐는데요. MC 한혜진이 "누나들이 연하남들을 보고 '직업은 있나'라고 걱정했는데 의사에 공무원에 난리가 났다"며 '직업 대반전'에 감탄할 만큼 화려한 스펙의 향연이었죠. 황우슬혜와 장우영은 "직업 공개가 러브라인에 무조건 영향을 미칠 것 같다"며 러브라인 변동을 점쳐 궁금증을 유발했습니다.
'다이어트'를 다룬 연프도 있습니다. 5일 방송된 따끈따끈한 신작 TV조선 '잘 빠지는 연애'는 살도 빠지고, 사랑에도 빠지는 '하이엔드 다이어트 연애 프로그램'을 예고하면서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는데요. 참가자들의 다이어트 이후 모습을 인공지능(AI)으로 예측한 이미지가 등장하는가 하면 이를 통한 소개팅 방식이 신선한 재미를 줬습니다. AI 소개팅은 짧았지만 미묘한 감정선이 오고 갔고, 3 커플이나 매칭돼 모두를 놀라게 했죠.
참가자들은 이후 3주간의 지옥 훈련에 돌입했습니다. 이 기간을 버틴 후 합숙에 돌입하는데요. 12일 방송에서 3주간의 결과가 공개될 예정입니다. MC 이수지가 "선남선녀들이 됐어!"라며 충격에 빠진 리액션도 포착돼 궁금증을 끌어올렸죠.

방송가에서는 연프가 주력 장르로 자리 잡은 상황입니다. 현실 연애와 관련한 공감, 관계를 둘러싼 인간극장의 요소까지 더해지면서 시청자 몰입도를 높이고 있는데요. 특히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포맷 실험까지 활발하죠.
제작 환경의 효율성도 연프 확산의 중요한 배경입니다. 드라마나 영화는 물론이고, 유명 연예인이 등장하는 예능 대비 제작비가 낮고 반응은 즉각적이기 때문이죠. 한정된 공간에서의 촬영과 비교적 간단한 편집만으로도 서사를 만들어낼 수 있어 OTT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힙니다. '환승연애'의 일본판 '러브 트랜짓(Love Transit)'이 아마존프라임비디오를 통해 공개되는 등 국내 포맷이 해외 리메이크로 이어지는 사례도 포착됩니다.
또한 시청자들의 댓글과 밈, 커뮤니티 참여는 연프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순환 구조를 형성하는데요. '나는 솔로'는 매 기수 최종회 방송에 이어 유튜브 채널을 통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합니다. 근황과 현커 소식을 전하는 이 라이브는 평일 자정 시간대 진행되지만 수만 명의 시청자 수를 자랑하죠. '환승연애'는 리액션 영상이 방송만큼이나 인기를 끄는 콘텐츠입니다.
물론 자극적인 편집, 출연자 논란 등은 여전히 연프의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나는 솔로' 28기 순자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한 장문의 글에서 악플과 허위사실에 대해 심리적 고통을 호소했는데요. 그는 "아직 진실은 저와 제 측근들만 알지만 사실은 사실대로 거짓과 꾸밈없이 다 밝혀질 것으로 꼭 믿고 싶다"며 "망가진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증거를 모두 풀겠다"고 강조했죠.
반복되는 잡음은 시청자 피로도를 높이는 만큼, 제작진도 극적인 연출보다 진정성 있는 서사를 고민하는 흐름이 두드러집니다. '연예인 등용문'이라는 오명을 피하기 위해 출연자 사전 검증을 거치는가 하면, 출연자 보호를 위해 허위사실과 악의적인 비방에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등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죠.
글로벌 시장에서 호성적을 쓰는 K-예능 속에서 연프는 감정 서사를 내세워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모태솔로와 돌싱, Z세대와 시니어 등 다양한 포맷이 등장했지만 결국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콘텐츠라는 점에서 보편성과 확장성을 모두 갖췄다는 분석인데요. 시청자의 적극적인 추측과 해석까지 더해지면서 연프는 더 넓은 시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