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의 왕좌를 두고 수많은 이름이 거론되지만 그 중심에는 언제나 남진이 있다.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무대를 지켜온 그는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로 불리며 지금도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세대를 뛰어넘는 생명력과 무대 장악력으로 트로트의 역사를 새로 써온 그를 향한 존경은 여전히 뜨겁다.
유튜브 채널 컬피(CUL;PI)의 대중음악 토크 프로그램 ‘케팝참참’(연출 이은지)에서는 작곡가 겸 가수 김민진이 출연해 남진의 음악 세계와 나훈아와의 상징적인 라이벌 구도, 그리고 시대를 초월한 생명력에 대해 이야기했다. 진행을 맡은 대중음악 평론가 김도헌은 “트로트의 가왕을 떠올릴 때 남진만큼 상징적인 인물은 없다”며 “나훈아와의 대결 구도는 한국 대중음악의 황금기를 만든 상징적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김민진은 남진의 매력에 대해 “그는 단순히 노래를 잘하는 가수가 아니라 ‘멋’을 대표하는 인물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엘비스 프레슬리의 영향으로 록과 팝이 한국 대중음악에 들어오던 시기, 남진은 그 감각을 가장 세련되게 구현한 가수였다”며 “당시 YG 가수들처럼 ‘멋있어야 한다’는 철학으로 무대를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남진의 대표곡 ‘님과 함께’, ‘둥지’, ‘나야나’, ‘빈잔’은 모두 다른 시대에 발표됐지만 공통적으로 세련된 리듬과 독창적인 편곡으로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잡았다. 김민진은 “1990년대 미사리 카페에서 노래를 하던 시절, 세 곡 중 한 곡꼴로 ‘둥지’가 신청곡으로 들어왔다”며 “지금도 후배 가수들이 배우는 교본 같은 곡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방송에서는 자연스럽게 ‘남진 대 나훈아’라는 전설적 구도도 이어졌다. 김민진은 “그 시절에도 지금처럼 팬덤 문화가 있었다. 팬들이 ‘우리 가수가 최고’라며 열정적으로 응원했다”며 “나훈아 선생님은 존경의 대상이고, 남진 선생님은 좋아하는 분”이라고 표현했다.
김도헌 평론가는 “나훈아의 음악이 향수를 자극하고 고향을 그리워하게 만든다면, 남진은 도시적이고 세련된 감각으로 트로트의 또 다른 길을 열었다”며 “지금 들어도 촌스럽지 않은 곡이 많다. 그만큼 시대를 앞서간 가수였다”고 평가했다.
김민진은 남진의 가장 큰 업적으로 ‘생명력’을 꼽았다. “남진 선배님은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길게 쉬신 적이 없다.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무대에 서 왔다는 게 대단한 일이다. 인기가 있을 때나 없을 때나 꾸준히 노래하고 방송에 나오는 끈기가 진짜 위대한 점”이라며 “은퇴가 아니라 금퇴일 것 같다”고 웃었다.
김도헌 평론가는 “요즘은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 반짝 주목받는 가수들이 많지만, 남진처럼 긴 시간 꾸준히 자기 길을 걷는 가수는 드물다”며 “그의 지구력과 열정은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된다”고 말했다.
방송 말미 김민진은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 남진이요. 들어도 좋고 불러도 좋은 노래로 국민을 위로하고, 보고 또 봐도 변함없는 우리 가요계의 대들보일세”라고 ‘대들보’라는 단어로 삼행시를 지으며 남진을 향한 존경심을 전했다.
남진은 현재도 예능, 콘서트, 방송을 오가며 왕성히 활동 중이다. 반세기를 넘도록 무대 위를 지켜온 그는 여전히 가요계의 상징이자 시대를 이어주는 진짜 대들보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