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전정수도관확장증 난청 보청기 재활 효과 확인

입력 2025-11-11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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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고도 난청 환아, 보청기 재활 후 언어 발달이 다른 원인 난청보다 우수

▲최병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최병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전정수도관확장증(EVA)’으로 인한 난청 환아는 다른 원인에 의한 난청보다 조기 보청기 착용이 초기 언어 발달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최병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연구팀(제1저자 이승재 인제대 일산백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은 양측 고도 난청(70~90dB) 환아를 대상으로 난청 원인에 따른 보청기 재활 효과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EVA는 귓속 내림프액이 지나가는 통로인 ‘전정수도관’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선천성 내이 기형으로, 소아 난청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난청 환아의 최대 12%가 이 질환을 앓고 있으며, 영유아기부터 청력이 점차 악화하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는 머리 부딪침 등 외상을 계기로 급격히 나빠지기도 한다.

생후 첫 1년은 언어 습득과 대뇌 발달의 결정적 시기인 만큼 선천성 난청을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한 청각 재활을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재활 방법은 청력 손실 정도에 따라 결정되는데, 고도 난청(70~90dB)이면 보청기를, 그보다 심한 경우(90dB 이상)에는 인공와우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그러나 이는 청력 손실 정도만을 고려한 것으로, 원인 질환에 따른 차이는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고도 난청 환아 중 원인 질환에 따라 보청기 재활 효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확인하기 위해 비교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는 2세 이전에 양측 고도 난청(70~90dB)으로 진단받은 5세 미만 환아 36명으로 진행됐다. 환아들은 영상 검사 및 유전자 검사로 EVA군(16명)과 비EVA군(20명)으로 분류해, 1년간 보청기 재활을 실시하고 청각 발달과 언어 발달 수준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1년간 보청기 재활 후 소리를 듣고 구별하는 기본적인 청각 능력(CAP 점수)은 두 그룹 모두 향상됐지만, 언어 발달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EVA 환아는 보청기 재활만으로도 다른 원인의 난청 환아들보다 더욱 우수한 언어 발달을 보였다.

▲EVA군과 비EVA군의 보청기 재활 전후 언어 및 청각발달 비교 (분당서울대병원)
▲EVA군과 비EVA군의 보청기 재활 전후 언어 및 청각발달 비교 (분당서울대병원)

말하기 능력을 평가하는 표현언어 검사에서 EVA군은 백분위수 41.8을 기록해 또래 평균 수준에 근접했으며, 비EVA군(백분위수 20.4)과 유의미하게 큰 차이를 보였다. 듣고 이해하는 능력을 측정한 수용언어 검사에서도 EVA군이 더 우수한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런 차이가 EVA의 ‘숨겨진 기도-골도 차(hidden air-bone gap)’ 때문으로 분석했다. EVA는 전정수도관이 확대된 내이 구조의 특성상 귀 안쪽에서 소리를 전달하는 과정에 추가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일반적인 청력 검사로는 이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EVA 환아들의 실제 청력은 검사보다 더 좋을 가능성이 크며, 보청기가 이러한 숨겨진 소리 전달 문제를 해결해줌으로써 아이들이 소리를 더 잘 듣고 언어를 더 잘 배울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라 EVA 환아의 경우 즉각적인 인공와우 수술 대신 보청기 재활을 먼저 시도할 수 있으며 단기적으로 효과적인 언어 발달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청력이 떨어지고, 말을 잘 알아듣더라도 발음이 또렷하지 않아 인공와우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인공와우 수술의 최적 시기를 결정하기 위해 장기적인 추적관찰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정수도관확장증의 유전학적 진단과 원인별 맞춤형 재활 전략 수립의 중요성을 제시한 최초의 연구”라며 “앞으로도 전정수도관확장증 환아에서 보청기 및 인공와우 수술의 최적 시기를 규명하고, 삶의 질과 언어 발달 향상을 위한 연구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교육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인 ‘유럽 이비인후과 아카이브(European Archives of Oto-Rhino-Laryng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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