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형석 한양증권 글로벌IB 이사 “자기자본 대신 구조…정교함으로 승부한다”

입력 2025-11-13 07:5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노형석 한양증권 자본시장본부 글로벌IB 이사
HSBC·CACIB 등 글로벌 하우스 출신 딜 설계자
외화 신디케이션·ECA 축으로 글로벌IB 모델 구축
한양證 글로벌IB, 출범 반년만 해외 자금조달 성과

▲노형석 한양증권 자본시장본부 글로벌IB팀 이사가 7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노형석 한양증권 자본시장본부 글로벌IB팀 이사가 7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국내 증권사의 투자은행(IB) 부문은 자기자본(북)을 직접 투입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대형사는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신디케이트론, 발행어음, 대체투자 등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며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이에 비해 '북 중심' 경쟁 보다는 구조 설계와 자문·주선 모델에서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는 중소형 증권사가 있다.

자기자본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한양증권은 단기자금 투입보다 거래 구조의 완성도와 투자자 네트워크를 통한 실행력을 우선한다. 단일 자본으로 대형사를 따라가기보다, 글로벌 금융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자금을 효율적으로 조달하고, 거래 당사자 간 이해관계를 촘촘히 설계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접근법을 이끄는 인물은 노형석 한양증권 자본시장본부 글로벌IB 이사다. 그는 HSBC, 크레디아그리콜(CACIB), 중국공상은행(ICBC), 중국건설은행(CCB) 등 글로벌 하우스에서 10년 이상 크로스보더와 구조화금융을 담당했다. 올해 초 한양증권에 합류했다. 이후 외화 신디케이션, 클럽딜 등 구조화 역량을 전면에 내세워 '자본 효율성'과 '구조적 정교함'으로 경쟁하는 IB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노 이사가 이끄는 글로벌IB 조직은 지난 3월 자본시장본부 내 신설된 지 반년 만에 △넥센타이어 체코법인 8500만 유로 대출 △한화오션 2500억 원 신디케이션 △현대제철 7000만 달러 대출 주선 △대신에프앤아이 500억 원 대출 자문 등 다수의 해외 자금조달 거래를 잇달아 마무리했다. 이는 한양증권이 본격적인 해외 자금조달 주선 업무를 수행한 첫 사례로,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서도 독립적으로 글로벌 딜을 완수한 보기 드문 성과다.

노 이사는 "대형사와 같은 조건이면 고객은 당연히 대형사를 선택한다. 그래서 한양증권은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더 입체적인 거래에 집중해 성사시킨다"며 "북이 아닌 구조와 정교함으로 시장을 설계하는 것이 한양증권이 가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하우스에서 배운 자본

▲노형석 한양증권 자본시장본부 글로벌IB팀 이사가 7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노형석 한양증권 자본시장본부 글로벌IB팀 이사가 7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노 이사는 글로벌 금융시장 최전선에서 근무하며 자본의 움직임과 리스크 구조를 체계적으로 익혔다. 각국의 법제·세제·규제 프레임이 어떻게 작동하며, 그 안에서 자본이 어떻게 순환하는지 직접 체득했다. 그는 "해외 IB의 정교한 구조화 역량과 국내 증권사의 빠른 실행력을 결합하면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며 "한국에서 글로벌로, 글로벌에서 한국으로 자본이 오가는 교차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입사 후 그는 단순히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해외 IB와 공동 구조를 설계하는 파트너로 움직이고 있다. 노 이사는 "국내 증권사는 고객과의 거리가 가깝고 의사결정이 빠르다. 반면 해외 IB는 자본 접근성과 구조화 역량이 강하다"며 "이 두 요소를 연결하면 고객 맞춤형 글로벌 조달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양증권 자본시장본부는 조직 출범 이후 500여 개 해외 금융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노 이사는 HSBC와 CACIB 시절 쌓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미국, 태국, 베트남 등지의 상장·비상장 기업들과 협업을 논의 중이다. 선박·항공기 금융 전문 IB들과 공동 구조화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자본이 해외로, 글로벌 자본이 한국과 아시아 신흥 시장으로 들어오는 양방향 채널을 여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딜 크기보다 구조의 깊이…새 시장 개척"

가장 인상 깊었던 거래로는 새로운 시장과 투자자 층을 개척해야 했던 구조적으로 까다로운 딜을 꼽았다. 국가마다 법과 세제가 다른 환경에서 딜 구조를 짜는 과정은 복잡하다. 같은 규모의 거래라도 투자자 구성과 만기 구조, 보증 체계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노 이사는 "불확실성을 줄이는 구조를 설계해 실행 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접근한다"며 "고객 입장에서는 장기 만기를 확보하고, 조달 금리를 낮출 수 있으며, 우리는 주선 수수료 외에도 시장 신뢰를 얻는다. 이런 복잡한 조건들을 구조화로 정리하는 게 저희의 일"이라고 했다. 현재는 해외 IB들과 공동으로 구조를 설계하고 투자자 풀을 직접 조직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크레디아그리콜 재직 시절 경험한 수출신용기관(ECA) 금융은 노 이사의 주요 무기다. ECA 금융은 국가의 정책적 신용지원과 상업금융을 결합한 구조로, 리스크를 줄이면서 장기 자금 확보를 가능하게 한다. 그는 ECA가 국내 금융기관이 글로벌 무대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으로 봤다.

노 이사는 "한국 기업이 해외 인프라나 제조법인 설립, 인수·합병(M&A)을 추진할 때 단독 조달은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이때 ECA 보증과 커버론을 활용하면 국내 금융기관이 해외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디케이션 시장 내 증권사의 역할에 대해서도 "은행의 대체재가 아니라 자본과 시장을 잇는 촉매자"라고 정의했다. 그는 "은행은 자기자본으로 참여하지만, 증권사는 구조와 투자자 구성을 통해 더 많은 선택지를 만들 수 있다. 증권사는 거래의 구조적 핵심을 설계하며, 국내외 투자자를 연결하는 조정자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를 모으고 구조를 만들어, 시장 자체를 여는 게 진짜 IB의 일"이라고 덧붙였다.

금리보다 중요한 건 총 비용…조선·방산·인프라 섹터 중심

▲노형석 한양증권 자본시장본부 글로벌IB팀 이사가 7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노형석 한양증권 자본시장본부 글로벌IB팀 이사가 7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금리 차익만으로 외화 조달을 판단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제는 단순한 금리 비교보다 헤지 비용, 펀딩 다변화, 불확실성 리스크를 모두 고려한 총 비용(Total Cost of Funds) 개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자 다변화와 신용도 제고 측면에서 외화 조달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봤다. 그는 "외화 조달은 글로벌 투자자 다변화, 신용도 제고, ESG 채권 등 전략적 효과가 크다"며 "최근에는 단기성보다 현지 통화 기반의 장기 구조화 조달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저희도 이에 맞춰 새로운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고 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산업으로는 조선·방산·인프라를 꼽았다. 조선과 방산 산업은 실적이 본격적으로 회복되기 시작했지만, 외부 신용등급은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노 이사는 "선제적 신용공급 구조를 설계하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조건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산업이 제조업 중심에서 에너지 전환, 친환경 인프라, 신소재, 데이터센터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이에 맞춰 한양증권도 에너지·항공·해운 등 실물 섹터 금융 솔루션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딜의 본질을 이해하고 구조를 설계할 인재”

한양증권 글로벌IB는 최근 조직 확장을 이어가며 인재 영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노 이사는 “딜을 단순히 성사시키는 사람보다, 그 본질을 이해하고 구조를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원칙을 강조한다. 그는 자금의 흐름을 분석하고, 고객의 자금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고력을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짚었다. 글로벌IB 조직은 실제로 수평적인 의사결정 구조와 정보 공유, 빠른 실행력을 핵심 조직 문화로 내세우고 있다.

또한, 그동안 부채성 거래 중심의 신디케이트론을 기반으로 성과를 쌓아왔지만, 최근에는 자본성 거래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노 이사는 "단기적인 대출이나 신디케이트론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이제는 해외 상장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장기적인 플랫폼으로 진화할 때"라고 말했다.

노 이사는 "한양증권은 단기 거래 실적보다 플랫폼 구축을 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며 "한양증권이 가진 국내 투자자 네트워크에 해외 IB·은행·리스사·대체투자펀드와의 공동 구조화 경험을 더해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IB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 대표이사
    김병철
    이사구성
    이사 5명 / 사외이사 3명
    최근공시
    [2025.11.14] 분기보고서 (2025.09)
    [2025.10.31] [기재정정]횡령ㆍ배임혐의발생

  • 대표이사
    대표이사 회 장 강병중 대표이사 부회장 강호찬 대표이사 사 장 김현석
    이사구성
    이사 8명 / 사외이사 5명
    최근공시
    [2025.11.14] 분기보고서 (2025.09)
    [2025.11.12] 기업설명회(IR)개최(안내공시)

  • 대표이사
    서강현
    이사구성
    이사 9명 / 사외이사 5명
    최근공시
    [2025.11.28]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분기별공시(개별회사용)]
    [2025.11.19]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약식)

  • 대표이사
    김희철
    이사구성
    이사 9명 / 사외이사 5명
    최근공시
    [2025.12.04] [기재정정]단일판매ㆍ공급계약체결
    [2025.12.02] 단일판매ㆍ공급계약체결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달러가 움직이면 닭이 화내는 이유?…계란값이 알려준 진실 [에그리씽]
  • 정국ㆍ윈터, 열애설 정황 급속 확산 중⋯소속사는 '침묵'
  • ‘위례선 트램’ 개통 예정에 분양 시장 ‘들썩’...신규 철도 수혜지 어디?
  • 이재명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 62%…취임 6개월 차 역대 세 번째[한국갤럽]
  • 환율 급등에 증권사 외환거래 실적 ‘와르르’
  • 조세호·박나래·조진웅, 하룻밤 새 터진 의혹들
  • ‘불수능’서 만점 받은 왕정건 군 “요령 없이 매일 공부했어요”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7,124,000
    • -0.96%
    • 이더리움
    • 4,703,000
    • -0.59%
    • 비트코인 캐시
    • 852,500
    • -2.96%
    • 리플
    • 3,106
    • -4.22%
    • 솔라나
    • 206,000
    • -3.56%
    • 에이다
    • 653
    • -1.51%
    • 트론
    • 427
    • +2.4%
    • 스텔라루멘
    • 375
    • -1.83%
    • 비트코인에스브이
    • 30,930
    • -1.56%
    • 체인링크
    • 21,190
    • -0.98%
    • 샌드박스
    • 220
    • -3.0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