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여사 재판에서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김 여사에게 처음 소개한 인물로 알려진 50대 남성과 김 여사 간의 카카오톡 대화가 공개됐다. 이 남성은 김 여사에게 "도이치는 손 떼기로 했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나, 김 여사가 당시 주가조작 진행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7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의 속행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2차 주포로 알려진 김기현 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특검은 이날 김 여사와 50대 남성 이모 씨의 2012년 10월 5일자 카카오톡 대화를 증거로 제출했다. 김 여사의 휴대전화에서 확인된 해당 대화에는 이 씨가 "나는 진심으로 네가 걱정돼서 할 말 못할 말 다 하는데, 내 이름 다 노출시키면 내가 뭐가 되느냐. 김기현이 내 이름 알고 있다", "도이치는 손 떼기로 했다"고 보낸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에 김 여사는 "내가 더 비밀 지키고 싶은 사람이다. 오히려"라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증인 신문 과정에서 김 씨에게 "피고인(김 여사)이 증인에게 이 씨를 노출시킨 적이 있냐"고 물었다. 김 씨는 "서로 아는 사이라는 사실을 뉴스로 처음 알았다"고 답했다. 특검은 "이 씨가 왜 '김기현이 내 이름 안다', '도이치는 손 떼기로 했다'고 말하느냐"고 추궁하자, 김 씨는 "유튜브로 다 나왔다"고 했다.
이 같은 대화 내용은 김 여사가 이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비정상적으로 거래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던 정황으로 해석된다. 김 여사는 2010~2012년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이 주도한 주가조작에 '전주(錢主)'로 참여해 약 8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여사 측은 "주가조작에 공모하거나 이를 인식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이 씨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의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다만 공소시효가 지난 1차 작전에서 어떤 혐의점을 포착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지난달 압수수색 당시 음주운전 혐의로 수배 중이던 이 씨는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 도주해 현재 행방이 묘연하다.
한편 특검은 이날 김 여사와 한학자 통일교 총재, 전 씨, 한 총재의 비서 정모 씨,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정당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와 전 씨는 2023년 3월 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2022년 11월 통일교 교인들을 당원으로 입당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