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금리 거래량 부족, 시장금리 반영 못해"… 무위험지표금리로 대체 추진
내년까지 코파-OIS 10% 달성 목표… 2028년 이후 50%로 확대 계획
이창용 총재 "WGBI 편입 대비해 지표금리체계 선제 정비할 것"

은행 등 금융권이 대출상품의 지표금리로 '코파(KOFR·Korea Overnight Financing Repo Rate)'를 활용할 경우,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민 한국은행 자금시장팀장은 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단기금융시장 발전과 코파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 공동 콘퍼런스에서 "코파를 준거금리로 한 대출상품 출시를 금융권이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은행과 한국금융연구원이 공동 주최했다.
코파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대체하기 위해 한은과 금융당국이 도입을 추진 중인 무위험 지표금리(RFR)다. 거래량이 충분하고 실거래 기반이 명확해 금리 담합이 어렵다는 점에서, CD 금리보다 시장금리를 더 정확히 반영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CD 금리는 거래량이 부족하고 일부 금융기관 중심으로 산출돼 국내외 시장에서 '시장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한은과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6월 협의회를 꾸리고 CD 중심의 금리체계를 코파 중심으로 전환하는 개혁을 추진해왔다.
금융당국과 한은은 민·관 워킹그룹을 운영하며 전환을 세 단계로 추진 중이다. 코파 확산을 위한 기술적 기반 조성, 시장별 코파 활용 목표치 설정과 점유율 확대, CD 금리 중요지표 해제 순으로 진행된다.
현재 이자율스와프 시장에서 신규 거래의 10% 이상을 코파-OIS(초단기 금리 연계 파생상품)로 체결하도록 행정지도가 시행되고 있다. 실제로 9월 기준 코파-OIS 거래 비중은 전체 스와프 시장의 약 7%로, 한은은 내년 6월까지 1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에는 단계적으로 비중을 확대할 방침이다. 2026년 7월~2027년 6월 30%, 2027년 7월~2028년 6월 50%로 상향 조정하고, 2027년 이후 2년 미만 이자율스와프 거래와 2028년 이후 5년 미만 거래에서는 코파를 우선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한 팀장은 "2019년 코파 산출 이후 대부분 기간에서 코파 금리가 CD 금리보다 낮고, 기준금리와의 격차도 작았다"며, "가산금리가 같을 경우 코파 기준 대출상품은 CD 기준보다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파는 시장 상황을 더 신속하게 반영해 금리 예측이 쉬워지고, 금융기관 입장에서도 코파를 기준으로 한 변동금리채권(FRN) 발행을 통해 유리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개회사에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등 금융시장 도약의 기회를 앞두고 지표금리 체계를 선제적으로 정비해야 한다"며, "투자 유인을 높이고 국제 신뢰도를 강화할 수 있도록 한은이 제도적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