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의 수도 말레에 서울형 ‘스마트 교통 관리 시스템(TOPIS)’ 이식을 추진한다. 앞서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와 뉴질랜드의 수도 웰링턴 등과 교통정책 협업을 추진한 데 이어 서울형 'K-교통'이 인도양까지 진출하는 것이다.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서울시 교통정책 수요가 많은 만큼 추가 수출 확대도 예상된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몰디브 말레 통합교통관리체계 구축 기술지원 사업’ 용역을 1일 발주했다. 몰디브 수도 말레 광역권(GMA)의 심각한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한 청사진 마련에 서울시가 나선 것이다. 이번 사업은 ‘서울형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추진된다.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협력해 몰디브 말레를 지원 도시로 선정했다. 이를 통해 서울의 스마트 교통관제 체계 수립·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적·기술적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사업 대상지인 몰디브 말레 광역권(GMA)은 수도 말레를 중심으로 국가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집중된 핵심 거점이다. 최근에는 급속한 경제 성장과 도시화로 인해 과밀 문제와 교통 혼잡을 겪고 있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말레 광역권 인구는 연평균 2% 이상 증가하면서 도시 공간과 기반시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런 구조적 변화는 교통, 주거, 인프라, 환경 전반에 걸친 압력을 키운다는 분석이 나온다.
말레 광역권은 수도 말레를 포함해 국제공항이 위치한 훌훌레, 신도시 훌루말레, 빌리말레 등 네 개 주요 섬과 서쪽으로 추가 확장 예정인 네 개 섬으로 구성된다. 몰디브 정부는 매립과 신도시 개발, 섬 간 연결 교량 건설 등을 추진 중이지만 광역 공간계획 부재와 행정, 제도 조정 한계로 인해 교통 혼잡과 과밀 문제가 심화하면서 도시 발전 지속성에 제약을 받고 있다. 이에 몰디브 광역권에 서울형 교통 관리 시스템을 이식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는 이번 용역을 통해 말레 광역권에 적용할 통합교통관리체계 설계에 착수한다. 주요 내용은 △교통 환경 및 운영 여건 종합 진단 △통합교통관리센터 개념설계 및 운영체계 수립 △데이터 기반 교통정보 수집·분석·통합·서비스 제공 체계 설계 △예비타당성조사 수행 △단계별 추진 전략 및 시범사업 계획 수립 등으로 구성된다. 이 밖에 사업 정책·기술·경제 타당성을 검토하고 향후 본사업 추진을 위한 재원 조달 방안까지 마련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도국 주요 도시로부터 정책 지원 수요를 받으면 교통 분야의 수요가 많은 편”이라며 “이번 용역은 직접 공사를 시작하는 단계 전에 서울 교통운영체계를 몰디브 현지에 어떻게 적용할지 자문하고 컨설팅하는 첫 단계로 해석해 달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몰디브 사업까지 성공적으로 진행하면 서울시 교통 시스템 수출 사례는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2023년에는 콜롬비아 보고타와 버스 및 지하철, 케이블카 등 모든 교통수단을 아우르는 차세대 통합교통시스템 컨설팅을 위한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2011년 교통카드시스템 수출 이후 교통정책 교류도 지속되고 있다. 2008년에는 뉴질랜드의 수도 웰링턴시의 버스를 대상으로 티머니의 스마트 카드 시스템을 수출했으며 2022년에는 해당 시스템을 철도 전 노선으로 확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