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호 관세 대응·신규 바이어 확대에 유리
작년 인수한 텍솔로니 활용해 고단가 액티브웨어 강화

김영조 한세실업 C&T 이사는 지난달 30일 베트남 빈푹성 민흥 단지 안에 있는 회사 사무실에서 ‘중미사업전략’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이사는 “내년 3분기에 본격 가동될 과테말라 프로젝트가 매출 증가에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향후 회사 매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세실업은 2022년부터 추진 중인 ‘과테말라 미차토야 수직계열화 복합단지 프로젝트(과테말라 프로젝트)’ 완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 시장과 가까운 과테말라에 수직계열화 체계를 구축해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과테말라 프로젝트가 가동되면 C&T 법인의 2027년 영업 매출은 3450억 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2024년(1794억 원)과 비교해 약 92% 증가한 수치다.
과테말라 프로젝트는 방적부터 봉제까지 전 공정을 수행할 수 있는 수직계열화가 핵심으로 베트남 법인의 성공 방정식을 적용할 방침이다. 한세실업은 현재 다른 중남미 국가인 니카라과, 과테말라, 아이티, 엘살바도르 등 4개국에도 생산기지를 확보하고 있다.
한세실업은 과테말라 미차토야 퍼시피코 산업단지 내 약 50만㎡(15만1250평)의 부지에 과테말라 에코스핀 공장과 C&T 과테말라 공장을 약 16만㎡(4만8400평) 규모로 건설 중이다. 친환경·스마트 기술을 갖춘 첨단 생산 시설을 구축 중이며, 2027년 1단계 건설 완료 후 복합단지 규모를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과테말라 에코스핀 1공장의 경우 콘 운송부터 팔래트 작업까지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우수한 등급의 원료를 사용해 최고 품질의 원사를 생산할 계획이다. 내년 본격 가동 시, 하루 약 2만4000kg의 원사를 생산할 수 있다.
염색 및 워싱 전문 회사 C&T의 과테말라 공장도 건설 중이다. C&T 과테말라 공장은 기존 편직 제조 공장과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편직물의 밀도(GAUGE)가 높은 하이게이지의 오픈 편직기 설비를 도입했다. 내년 하루 9000kg의 원단 생산을 시작으로 최종적으로 하루 1만 5000kg의 원단을 생산 가능하도록 투자에 나선다.
염색 부문에서는 물 사용량, 스팀 사용량, 화학물질 배출량 등이 획기적으로 감소한 ‘친환경 염색기’와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바이오매스 연료를 사용하는 ‘친환경 보일러’, 최적화된 염색 공정과 역삼투압(R/O) 시스템 등을 통해 친환경 설비를 적극 도입했다. 또한, 품질 관리(QC) 공정에 인공지능(AI) 카메라를 도입해 최종 검사 시 원단 불량을 실시간으로 가려내 불량률을 낮출 계획이다.
김 이사는 “해외 바이어들이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설비와 자동화 설비”라며 “과테말라의 경우 해당 설비를 모두 갖추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세실업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펼치고 있는 상호 관세 정책으로 인한 리스크를 해소하는 동시에 미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 활용해 신규 바이어 확대 효과를 노리고 있다. 현재 미국은 한세실업의 해외 법인이 있는 베트남에 20% 상호 관세를 부과하는 반면, 과테말라에는 절반 수준인 10%만 부과해 관세 측면에서 유리한 지역이다. 또 미국-중앙아메리카 자유무역협정(DR-CAFTA)으로 관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생산 거점이다.
여러 중남미 국가 중 과테말라를 택한 또 다른 이유로는 ‘정치적 안정성’과 ‘숙련된 인력’이 많다는 점도 작용했다. 김 이사는 “다른 중남미 국가들은 미국과 적대시하며 문제를 일으킨 바 있다”면서 “과테말라는 친미 성향이 있는 데다, 숙련된 인적 자원이 많아 생산성도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한세실업은 지난해 인수한 미국 섬유 제조업체 ‘텍솔리니’의 합성섬유 기술력을 활용해 최근 높은 인기로 수요가 높은 액티브웨어 카테고리를 확장할 계획이다. 액티브웨어는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아 수익성을 키우는 데 유리하다.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은 전날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2025 글로벌 기업설명회(IR)’에서 “과테말라 프로젝트는 동반구와 서반구, 양국 대륙에 걸친 수직 계열화를 완성해 특정 국가 위험을 효과적으로 분산하고 고객들의 생산 인프라 선택지를 다양화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업계 내 인프라 경쟁력 차이를 더 확대하면서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