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 코드 이용자 급증”… 한국 개발자, 세계 1위 사용 기록
관리자급 인재 확보 경쟁 심화… “AI 핵심 인력 해외 유출 막아야”

글로벌 인공지능(AI) 선도 기업들이 잇따라 한국을 거점으로 삼으며 아시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높은 AI 활용도와 기술 친화적 환경을 기반으로 한국이 글로벌 AI 기업들의 전략적 테스트베드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AI 연구개발 기업 앤트로픽(Anthropic)은 내년 초 서울 강남에 한국 사무소를 개소할 예정이다. 현재 지사장은 선임되지 않았으며, 관련 인력 채용이 진행 중이다.
앞서 '챗GPT'로 대변되는 생성형 AI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 '오픈AI'도 올해 9월 공식 출범하며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지난달 29일에는 김경훈 전 구글코리아 사장을 오픈AI 한국 지사 대표로 선임했다.
업계는 이러한 글로벌 AI 기업의 연이은 ‘코리아 러시’가 한국의 높은 디지털 역량과 AI 수용성을 반영한 결과로 본다. 실제로 한국은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Claude)’의 전 세계 이용자 중 사용량 기준 상위 5위권에 포함됐다. 특히 앤트로픽의 AI 코딩 어시스턴트 ‘클로드 코드(Claude Code)’는 지난 4개월간 한국에서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6배 증가했다. 한국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글로벌 기준으로 클로드 코드 이용량 1위를 기록했다.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한국은 아시아의 AI 혁신을 선도하는 국가로, 이미 클로드가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며 “세계적 수준의 기술 생태계와 연구기관을 가진 한국에서 현지 파트너와 협력해 AI의 잠재력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관리자급 AI 인재 확보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내에서는 10년 이상 AI 모델 개발·배포·운영 전 과정을 경험한 전문가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인재난은 단순히 ‘병력 부족’이 아니라, 현장을 이끌 수 있는 ‘지휘관 부족’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기업의 한국 진출이 AI 생태계의 활력을 높이는 동시에 국내 인재 유출 리스크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AI 모델 개발부터 데이터 학습, 운영까지 모든 사이클을 자체 수행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라며 “이런 인재가 해외 기업으로 빠져나가면 국내 AI 생태계의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