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에 청년 일자리 21만개 감소…50대 고용은 되려 늘어난 이유

입력 2025-1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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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강서구 코엑스마곡에서 열린 2025 상생협력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21일 서울 강서구 코엑스마곡에서 열린 2025 상생협력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인공지능(AI)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청년층 고용은 위축시키는 반면 관리자급의 연령대인 50대 고용은 늘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AI에 많이 노출된 업종에서 청년층 일자리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AI가 사회 초년생들이 경험을 쌓을 시간을 빼앗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 이슈노트: AI 확산과 청년고용 위축, 연공편향 기술변화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년간(2022년 7월~2025년 7월) 청년층(15~29세) 일자리는 21만1000개 감소했다. 약 1600만명의 가입자 정보를 포괄하는 국민연금 가입자수를 활용해 AI 확산이 청년층 일자리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다. 이 중 98.6%가 AI 고(高)노출 업종에서 발생했다.

반면 50대 일자리는 20만9000개 증가했으며 이 중 70%가 AI 고노출 업종이었다. 한국은행 연구팀은 “국내 노동시장에서도 미국과 유사하게 AI 확산 초기에 주니어 고용이 줄어드는 반면 시니어 고용은 늘어나는 ‘연공편향 기술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ChatGPT 출시 이후 컴퓨터 프로그래밍·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의 청년 고용은 11.2% 줄었다. 출판업(20.4%), 전문 서비스업(8.8%), 정보 서비스업(23.8%) 등에서도 청년 고용이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핵심 연령층(30~59세)은 큰 변화 없이 이전의 고용 증가세를 유지했다.

한은은 생성형 AI의 확산 초기에 청년 고용이 타격은 받는 이유를 “청년층이 AI로 대체하기 쉬운 정형화되고 교과서적인 지식 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시니어 일자리가 늘어난 것은 “경력이 쌓여 업무 맥락 이해, 대인관계, 조직관리 등 AI가 현재로서 대체하기 어려운 암묵적 지식과 사회적 기술에 강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AI 노출도가 높더라도 ‘AI 보완도’가 높은 업종에서는 청년 고용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났다. 보완도는 사회적, 물리적 측면에서 AI가 인간을 대체하기 어려운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다. 실제 보건업, 교육서비스업, 항공 운송업 등은 청년 고용이 감소하지 않았다. AI 노출도가 높더라도 보완도가 높으면 자동화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한은은 AI 확산 초기에 나타난 청년 고용 위축이 앞으로도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기업 입장에서 청년 고용 축소가 ‘미래 인재 파이프라인’을 악화시킬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AI와 협업 가능한 인재 양성, 직무 재설계 등 지속 가능한 전략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은은 “AI 확산 초기에 나타난 청년 고용 위축은 기업의 인재육성 방식, 청년층의 경력개발 경로, 나아가 소득 불평등에 중장기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 AI 활용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확대, 공공 데이터 접근성 제고, 포용적 창업 생태계 조성 등을 통해 청년층이 AI 확산기에 보다 능동적으로 적응하고, 새로운 산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AI가 사람의 일을 대체해도 경력자의 노하우는 여전히 필요하다”며 “사람과 AI를 이어주는 사람들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젊은 사람들이 AI를 더 잘 쓴다고 생각하지만, 전문성이 없으면 AI를 업무에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며 “경력자들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미래 세대가 경험을 쌓을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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