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정부 계획은 1만8000장

엔비디아가 한국 정부 및 주요 대기업과 손잡고 26만 개의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반으로 한 초대형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AI 수요가 급증하고 각국이 ‘소버린 AI(주권형 인공지능)’ 전략을 내세우는 가운데, GPU 확보가 국가 경쟁력의 상징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나온 발표다.
엔비디아는 31일 한국 정부와 삼성전자·SK그룹·현대자동차·네이버클라우드 등과 협력해 26만개 GPU 규모의 AI 팩토리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최근 AI 연산 수요가 폭증하면서 GPU는 ‘황금 반도체’로 불릴 만큼 공급이 부족하다. GPU 제조사인 엔비디아의 주가가 최근 1~2년 새 급등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GPU 확보는 이제 기업뿐 아니라 국가 간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이번 26만 개 규모는 정부의 목표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국가 AI위원회는 2월 20일 3차 회의에서 “2026년 상반기까지 첨단 GPU 자원 1만8000대 확보”를 목표로 제시했다. 이 중 1만대는 연내 민관 협력을 통해, 나머지 8000대는 제6호 슈퍼컴퓨터 구축을 통해 확보할 계획이었다. 이번 협력 규모는 정부 계획의 10배를 넘는 수준으로, 국가 AI 인프라 전략을 수년 앞당기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빅테크조차 GPU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엔비디아가 한국과 대규모 물량을 계획한 점은 양측 간 신뢰 관계를 상징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픈AI의 샘 알트먼 CEO가 “올해 말까지 100만개 GPU를 확보하겠다”고 밝힐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GPU 확보 경쟁은 극심하다.
이번 협력의 축은 정부와 삼성전자·SK그룹·현대자동차·네이버클라우드 등 5개로 구성된다. 각 기업은 AI 팩토리, 자율주행, 반도체, 디지털 트윈, 주권형 AI 모델 등 분야에서 인프라를 구축한다. 정부는 엔비디아와 함께 소버린 AI 모델 개발 및 산업용 AI 팩토리 조성을 병행하며, 국가 AI 역량을 민간 중심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