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소비쿠폰 효과에 3분기 1.2% 성장…"4분기 -0.1%넘으면 올해 1%대"

민간소비 1.3%, 3년 만에 최고…정부소비 1.2%·설비투자 2.4%
1년 반만에 최고 분기 성장률…내수 1.1%p·순수출 0.1%p 기여
한은 "美관세협상·2차 소비쿠폰 효과· 건설투자 지켜봐야"

(이투데이DB)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고 수출 호조도 이어지면서 올해 3분기 한국경제가 전 분기보다 1% 이상 성장했다.

한국은행은 28일 발표한 ‘2025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서 전기대비 성장률이 1.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1분기(1.2%) 이후 1년 6개월 만의 최고치로, 지난 8월 한은이 제시한 전망치(1.1%)를 0.1%포인트 웃돌았다.

성장률은 지난해 2분기 -0.2%로 급락한 뒤 3분기(0.1%)와 4분기(0.1%) 정체를 거쳤고, 올해 1분기(-0.2%)에서 2분기(0.7%)로 반등한 데 이어 이번 분기에도 상승세를 유지했다.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가 1.3% 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승용차·통신기기 등 재화와 음식점·의료 등 서비스 소비가 모두 증가했다.

정부소비도 물건비와 건강보험 급여비 중심으로 1.2% 늘어 2022년 4분기(2.3%) 이후 2년 9개월 만의 최대 폭을 보였다.

이동원 한국은행 경제통계2국장은 "소비심리 개선과 소비쿠폰, 전기차 보조금 등 정부 정책, 스마트폰·전기차 신제품 출시, 전공의 복귀에 따른 의료 소비 증가 등 네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민간소비가 1%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정부소비와 관련해서는 "적극적 재정 집행 기조 아래 APEC 정상회의 관련 건설투자·인건비 지출, 종합병원 정상화에 따른 건강보험 급여비 증가, 추경 집행 확대가 겹친 결과"라고 말했다.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법인용 자동차 중심으로 2.4% 늘었다. 반면 건설투자는 건물건설 부진으로 0.1% 감소했지만, 항만·철도·발전소 착공이 이어지며 감소 폭이 크게 줄었다.

수출은 반도체·자동차를 중심으로 1.5% 증가했다. 수입은 기계·장비·자동차 위주로 1.3% 늘었으나 수출보다 증가 폭이 낮아 순수출이 성장에 기여했다.

성장기여도를 보면 내수가 1.1%포인트, 순수출이 0.1%포인트를 각각 끌어올렸다. 내수 기여도는 2분기(0.4%p)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민간소비가 0.6%포인트, 정부소비와 설비투자가 각각 0.2%포인트 성장률을 높였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운송장비·컴퓨터·전자·광학기기 중심으로 1.2% 늘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숙박음식업·금융보험업이 중심이 돼 1.3% 증가했다.

1분기 5.4% 감소했던 전기·가스·수도업도 전기업 회복으로 5.6% 반등했다. 농림어업은 재배업 부진으로 4.8% 줄었고, 건설업은 토목건설 증가에도 건물건설 부진으로 전 분기 수준에 머물렀다.

3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0.7% 증가에 그쳤다. GDP 성장률(1.2%)보다 낮은 수준으로, 원유·천연가스 등 수입품 가격 상승과 자동차·화학제품 등 수출품 단가 하락이 교역조건 악화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동원 국장은 "4분기 성장률이 -0.1∼0.3%를 기록하면 연간 1%(0.95∼1.04%) 성장이 가능하다"며, "미국 관세 영향에도 반도체 등 수출이 선방중이고, 2차 소비쿠폰 효과, 안전사고로 인한 공사 중단 여부, 건설투자 불확실성이 향후 성장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