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현지 신공장 건설 현장을 살피고, 현대차그룹의 중장기 전략 점검
“사우디 신규 생산 거점은 중동에서의 새로운 도전⋯고객 기대 넘는 모빌리티 공급 준비해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중동 최대 경제국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미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사우디 정부의 ‘비전 2030’과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에너지 전략이 맞물리면서 양측은 중동을 넘어 글로벌 산업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 동반자로 부상하고 있다. 정 회장은 사우디 현지 신공장 건설 현장을 직접 점검하며 중장기 생산 전략과 기술 협력 방향을 구체화했다.
2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27일(현지시간) 리야드 리츠칼튼 호텔에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 ‘사우디 비전 2030’ 실현을 위한 협력 방안과 현대차그룹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논의했다. 이번 회동은 2022년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 이후 약 3년 만의 재회로 단독 면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사람은 수소·신재생에너지·스마트시티 등 미래 산업 전반에서의 협력 확대 필요성에 공감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사우디 산업 수요와 고객 요구에 맞춘 특화 공장을 건설 중이며 향후 생산능력 확대도 검토할 계획”이라며 “중동 신규 생산 거점은 새로운 도전이자 고객 기대를 뛰어넘는 모빌리티를 공급하기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가 추진 중인 ‘비전 2030’ 전략을 소개하며, 현대차그룹이 해당 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사우디의 비전 2030 목표 달성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수소,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에너지 분야 협력 기회를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현대차그룹은 사우디 주요 기관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네옴(NEOM)과 ‘친환경 모빌리티 도입 협약’을 맺고 수소버스 실증 사업을 진행 중이다. 5월 네옴 중심 업무지구와 해발 2080미터에 위치한 트로제나 고지대를 잇는 구간에서 유니버스 FCEV(Fuel Cell Electric Vehicle) 주행에 성공하며 수소 모빌리티의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
기아는 RSG(Red Sea Global)와 협력해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실증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RSG는 홍해 및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해안의 자연친화적 럭셔리 리조트 및 웰빙 관광단지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아는 PV5 패신저 모델 공급 및 차량과 기술 교육을 지원해 RSG 사업지 내 친환경 모빌리티 보급 확대와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예정이다. 또 사우디 왕세자가 설립한 미스크재단과 협력해 현지 청년 인재 양성 및 스마트시티 공동 연구를 추진 중이다.
앞서 정 회장은 26일 킹 살만 자동차 산업단지에 위치한 현대차 사우디 생산법인(HMMME)을 방문해 신공장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현대차·기아의 중장기 전략을 점검했다. 이날 현장에는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도 동행했다.
HMMME는 현대차가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공동 설립한 중동 최초의 완성차 생산법인이다. 현대차가 30%, 사우디 PIF가 7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5만 대 규모의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혼류 생산한다. 올해 5월 착공해 2026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현대차는 HMMME를 사우디 모빌리티 생태계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현지 기후와 산업 특성을 고려해 △다차종 생산 설비 △냉방·방진 강화 설계 △간소화된 정비 구조 등을 적용한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9월까지 사우디 시장에서 14만9604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연말까지 21만 대 판매를 목표로 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 최대의 자동차 시장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국부펀드를 중심으로 자동차산업 강화를 위해 현대차를 비롯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 유치에 힘을 쏟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중동뿐 아니라 북아프리카 지역을 아우르는 자동차 허브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