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지역으로 묶이지 않은 김포·양주·평택 등이 ‘수혜 기대지’로 부상하고 있다. 대출 규제가 덜하고 교통망 확충 등 개발 모멘텀이 이어지면서 관심이 높아졌지만 실제 시장 회복으로 이어지기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부동산 플랫폼 호갱노노에 따르면 지난주 인기 아파트 단지 검색 상위권에는 경기 김포시 ‘풍무역세권 B5블록 호반써밋’, 화성시 ‘동탄역롯데캐슬’, 안양시 만인구 ‘래미안안양메가트리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서울 주요 단지가 순위를 독식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상황이다.
이들 단지의 공통점은 10·15 대책에 포함되지 않은 비규제지역이라는 점이다. 대책 발표 이후 경기 외곽 단지가 상위권에 오르며 관심 이동 조짐이 나타난 것이다.
정부는 15일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서울 25개 자치구와 경기 과천, 광명, 성남 분당·수정·중원구, 수원 영통·팔달·장안구, 안양 동안구, 용인 수지구, 의왕, 하남 등 12곳이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삼중 규제지역으로 지정했다.
김포는 대표적인 수혜 지역으로 평가 받는 곳이다. GTX-D(신설 논의),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추진 등 교통 인프라 확충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시장의 관심이 높아졌다.
실제 지난 16일 개관한 ‘김포풍무 호반써밋’ 견본주택에는 4일간 약 2만5000명의 방문객이 다녀가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점도 실수요자들의 이목을 끌었다는 평가다.
경기 북부 양주 역시 교통 개선과 신도시 완성 기대감이 맞물리며 비규제지역의 수혜 지역으로 거론된다. 라인건설이 공급한 ‘회천중앙역 파라곤’ 견본주택에는 지난 주말 약 1만7000명이 방문했다. 수도권 전철 1호선 회천중앙역 신설(예정)과 GTX-C 노선 개통 기대감, 완성형 신도시로서의 미래 가치가 시장의 관심을 이끌었다.
평택도 산업단지 조성과 의료복합타운 조성 등 개발 모멘텀을 바탕으로 중장기 기대감이 형성돼 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배후로 둔 브레인시티는 주거·산업·의료 기능을 아우르는 자족형 복합지구로 비규제 프리미엄에 힘입어 실수요 중심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서울과 경기 주요 지역이 일제히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규제의 사각지대인 김포, 양주 등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서울 접근성과 교통 호재를 동시에 갖춘 곳이 이번 대책 이후 풍선효과의 대표 수혜지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10·15 대책 이후 비규제지역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단기적으로 시장이 반등하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대출 규제 회피나 투자 목적의 일부 수요가 움직이고 있으나 금리 부담과 공급 누적 등 시장의 근본 여건이 빠르게 바뀌긴 어렵기 때문이다.
김포시의 한 공인중개사는 “대책 영향으로 문의는 늘었지만 실제 계약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제한적”이라며 “경기 여건이 실수요자의 결정을 늦추고 있다”고 말했다.
브레인시티 인근 한 부동산 관계자도 “(10·15 대책 이후) 문의가 눈에 띄게 늘거나 거래가 살아난 분위기는 아니다”며 “결국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건 생활 인프라인데 아직 개발 단계라 부족하다. 지방 투자 문의가 일부 있을 뿐 실수요 유입은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 역시 ‘비규제 수혜지’라는 표현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규제 완화에 따른 풍선효과의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즉각적인 거래 회복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며 “기반시설이 본격 가동돼야 실수요가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