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저성장 고착화와 지역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일 발표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한 인프라 투자 확대 방안’ 보고서에서 “경제성장률 둔화와 인구 감소, 수도권 집중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장기 성장 잠재력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며 “SOC 투자를 늘려 경제 선순환 구조를 복원하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는 건설투자 감소와 민간소비 위축이 이어지면서 올해 0%대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도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노동 기여도 하락으로 2040년대 잠재성장률이 0%대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수도권 집중과 지방 인구·자본 유출로 지역 간 경제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어 지방경제 활력을 위한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과제로 지목됐다.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잦아지고 대규모 노후 인프라가 늘어나면서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건산연은 “노후 교량·터널·하수관 등 주요 시설의 유지관리와 성능 개선을 위한 선제적 투자 없이는 사회적 비용이 더 커질 것”이라며 “인프라 투자는 단순한 건설지출이 아니라 생산성과 경쟁력 향상에 직결되는 국가 성장 기반”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영국·EU 등 주요 선진국이 인프라 투자를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핵심 수단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우리나라 역시 경제 저성장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SOC 투자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건산연은 중장기적으로 SOC 투자 규모를 현재 약 25조 원 수준에서 31조 원가량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2030년 경제성장률 3%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향후 5년간 약 11조 원의 투자가 부족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연간 약 2조2000억 원의 공공투자 추가 확대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연구원은 매년 SOC 분야에서 발생하는 약 1조3000억 원의 예산 불용액을 지적하며 “예산 집행 효율성을 높이고 불용액을 최소화하는 것이 실질 투자 확대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엄근용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성장, 수도권 일극화, 인프라 노후화, 기후변화라는 네 가지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인프라 투자를 늘려야 한다”며 “사람과 자본이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흐름 속에서 지방 인프라를 강화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드는 것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