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토마호크 미사일을 판매하는 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전쟁이 곧 종식될 수 있다는 낙관론을 내비쳤다고 캐나다 공영방송 CBC가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방안을 논의했다. 트럼프가 재집권한 이후 네 번째, 그리고 한 달 내 두 번째로 열린 트럼프-젤렌스키의 대면 회담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서두에서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자국의 첨단 드론을 제공하는 대신,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판매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진지한 평화협상 테이블로 이끌기 위해 이 무기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미사일 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던 입장에서 돌아섰다고 CBC는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 완전히 무장을 유지하는 것도 나의 의무”라며 “전쟁과 평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솔직히 말해 우크라이나가 토마호크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전쟁이 끝나는 것이 최선”이라고 언급했다.
CBC는 “최근까지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 미사일 판매를 검토하고 있었으나, 푸틴이 ‘이 조치는 미-러 관계를 심각하게 해칠 것’이라고 경고한 뒤 입장이 바뀌었다”면서 “토마호크는 사거리 약 1600km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 깊숙이 군사시설·에너지 인프라를 타격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전날 통화에서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를 논의하기로 합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시점을 “2주 내”로 예상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에서 “가자에서의 휴전 및 인질 협정 성사에 축하를 보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의 모멘텀을 활용하면 러-우 전쟁도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는 회담 후 백악관 밖에서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진정으로 전쟁을 끝내길 원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또 이날 트루스소셜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금 멈춰야 한다”면서 전쟁 종식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는 엑스(X·옛 트위터)에 “토마호크 제공 논의만으로도 푸틴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효과가 있었다”며 “힘이 평화를 만든다”고 게재했다.
젤렌스키는 이번 방미 기간 동안 트럼프의 경제적 관심을 자극하기 위해 에너지 협력 방안도 제시할 계획이다. 그는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우크라이나 저장시설에 보관함으로써, 미국이 유럽 에너지 시장에 직접적인 존재감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안할 예정이다.
젤렌스키는 전날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 및 주요 에너지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러시아의 공격으로 파괴된 에너지 인프라를 복구하고, 미국 기업의 우크라이나 진출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