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논단] APEC의 새로운 역할을 기대하면서

입력 2025-10-17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재수 동국대 석좌교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재수 동국대 석좌교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조만간 경상북도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개최된다. 1989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협력체로 출범한 APEC은 현재 21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지역 경제 협력체로 성장했으며, 이들 회원국은 전 세계 GDP의 약 60%, 무역량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세계무역기구(WTO)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국제 경제질서가 불확실해지면서, APEC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정상들이 단순히 무역과 경제 이슈를 논의하는 수준을 넘어, APEC이 보다 포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무대로 발전하길 기대한다. 앞으로는 경제를 넘어 외교, 안보, 지역의 평화와 안정까지 논의할 수 있는 국제 협력의 장이 되어야 한다.

만약 APEC이 교역과 경제 협력에만 머문다면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비록 공식적으로 군사나 안보 이슈를 다루는 협의체는 아니지만, 회원국 정상 간 회담과 교류를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특히 동북아는 지정학적 경쟁과 불안정성이 공존하는 지역으로, 남북한 대립, 중국·일본·러시아 간 영유권 갈등,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북핵 문제 등으로 인해 긴장이 고조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는 다양한 외교적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다.

이번 회의에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의 참석이 예상되며, 양국 정상 간 회담을 통해 경쟁을 협력으로 바꾸는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중재자 역할이 중요하며, 의미 있는 미·중 정상 합의가 도출된다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참석도 기대해볼 수 있다. 미국은 AI와 공급망, 디지털 표준 분야에서 주도적 역할을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별도 일정으로 시진핑 주석을 만날 계획임을 밝혔다. 이는 APEC이 단순 경제협의체를 넘어 글로벌 경제 질서 재편, 갈등 해소, 군사적 긴장 완화에 기여하는 다자간 무대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PEC은 단순한 경제 협력을 넘어서, 한·중·일 등 동북아 주요국 간 경제 발전과 긴장 완화에 기여하는 국제기구로서의 위상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산업 전체의 구조적 변화와 협력 방향을 논의하는 APEC은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25년 APEC 정상회의의 주제인 ‘지속가능한 내일을 위한 연결, 혁신, 번영(Building a Sustainable Tomorrow: Connect, Innovate, Prosper)’은 한국 경제의 미래 방향과도 연결되어 있다. AI와 디지털 전환, 공급망 회복력, 기후변화 대응, 친환경 에너지 전환, 저출산·고령화 등이 한국의 핵심 과제로, 기술력과 정책 역량을 바탕으로 국제 협력과 국내 문제 해결을 동시에 이끌어야 한다.

APEC 정상회의는 중앙정부 주도의 행사로 인식되어, 지방은 “중앙 행사 뒷바라지만 하고 얻는 게 없다”는 비판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경상북도와 경주시는 지방의 새로운 전환을 추진하며 글로벌 도시로 도약을 추진한다. 성공적인 행사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친서를 보내는 등 적극적인 외교 활동도 병행하였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국제행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면 지역의 산업, 문화, 관광, 농업 등 다양한 분야가 국제사회에서 주목받게 된다.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7조 4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광객 증가, 구미 산업단지의 첨단 제조업, 영천·포항 자동차 부품 시장 확대로 경북 지역 산업의 고도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동력이 될 것이다. 전통문화 자산도 평가가 높아져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나갈 수 있다.

20년 만에 다시 한국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는 공급망 강화, 디지털 혁신, 기후변화 대응 등 다양한 국제 아젠다를 선도할 기회다. 성공적으로 행사를 개최하여 쇠퇴하는 지방에 활력을 불어넣자. ‘K-Food’, ‘K-Culture’, ‘K-Story’ 등 한국 브랜드 가치를 높여 새로운 산업 기회를 창출하자. 행사 후에도 ‘경주포럼’을 만들어 다보스 포럼을 넘어서는 세계적인 ‘명품포럼’으로 발전시키자.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넘어 글로벌 성공모델을 만드는데 한국이 주도적 리더십을 발휘하자.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달러가 움직이면 닭이 화내는 이유?…계란값이 알려준 진실 [에그리씽]
  • 정국ㆍ윈터, 열애설 정황 급속 확산 중⋯소속사는 '침묵'
  • ‘위례선 트램’ 개통 예정에 분양 시장 ‘들썩’...신규 철도 수혜지 어디?
  • 이재명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 62%…취임 6개월 차 역대 세 번째[한국갤럽]
  • 겨울 연금송 올해도…첫눈·크리스마스니까·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해시태그]
  • 대통령실 "정부·ARM MOU 체결…반도체 설계 인력 1400명 양성" [종합]
  • ‘불수능’서 만점 받은 왕정건 군 “요령 없이 매일 공부했어요”
  • 오늘의 상승종목

  • 12.0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7,115,000
    • -1.17%
    • 이더리움
    • 4,694,000
    • -1.01%
    • 비트코인 캐시
    • 855,000
    • -2.62%
    • 리플
    • 3,100
    • -3.97%
    • 솔라나
    • 205,800
    • -3.29%
    • 에이다
    • 651
    • -2.4%
    • 트론
    • 427
    • +2.64%
    • 스텔라루멘
    • 375
    • -0.79%
    • 비트코인에스브이
    • 30,950
    • -1.24%
    • 체인링크
    • 21,210
    • -2.03%
    • 샌드박스
    • 220
    • -3.0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