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의 방향을 설계하는 장관과 자본의 흐름을 움직이는 기업인들이 국감장의 증인석에 앉는 순간 그들의 한마디는 곧 산업의 미래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된다.
본지는 국감 기간 동안 경제 현안의 핵심에 선 인물들을 선정해 그들의 발언과 파장을 짚는 [국감이슈人]을 연재한다.
단순한 공방의 장면이 아니라 경제 구조와 정책 의도의 이면을 해석하는 ‘인물 중심 분석’이 목적이다.

이재명 정부 첫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수장인 한성숙 장관이 국정감사 시험대에 올랐다. 2021년 네이버 대표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국감 증인으로 출석했던 한 장관은 올해는 이재명 정부 1기 내각 장관으로 국감 자리에 섰다. 한 장관은 배달앱 수수료, 온누리 상품권 유통 문제, 인태연 전 대통령실 자영업비서관의 제2차관 내정설, 관세 리스크로 인한 중소기업 피해 등을 두고 송곳 검증을 받았다.
한 장관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국감에서 중기부 제2차관에 인 전 비서관이 거론되는 점을 지적한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인사권자가 판단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한 장관은 “개별적으로 문의를 받거나 특정 인물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인 전 비서관은 유튜버 김어준 씨의 처남으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인물이다.
한 장관은 해당 인물에 대한 추천 여부에 대해 “개별적인 인물에 대해 의견 개진을 하지 않았다”며 “소상공인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있는 차관이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과 통화한 적이 있는지에 대해선 “네이버에 있을 때도 없었고, 지금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미국 관세 정책으로 인한 중소기업 피해를 두고서도 지적이 이어졌다.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은 “피해가 큰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부품 수출 기업을 보니 수출바우처 사업에 988곳 중 170곳 밖에 선정되지 않았다”며 “신청했는데 탈락한 기업이 272곳이다. 27%에 달한다”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 대미 수출액이 7월 16억7400만 달러에서 8월 12억9500만 달러로 한 달 만에 3억7900만 달러 감소했다. 한화로는 약 4300억원”이라며 “철강·알루미늄·자동차부품 기업은 같은 기간 133곳 정도 없어졌다. 이 정도면 산업 붕괴”라고 비판했다.
한 장관은 “수출바우처 예산이 일찍 소진됐다. 내년도 예산이 나오면 조기 집행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고, 정 의원은 “중소기업들이 관세협상 때문에 정말 힘든데 피해가 최소화 되게끔 해달라”고 강조했다.
중기부가 중소기업들의 주요 현안인 기술 탈취 대응이 미비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은 기술 탈취 피해를 받은 중소기업이 정부 조정절차에 들어가기 쉽지 않고 막상 절차에 들어가도 한계점이 많은 점은 언급했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소기업이 만든 화장 퍼프와 다이소의 화장 퍼프를 비교한 판넬을 들어보이며 “K-뷰티를 견인하는 중소기업이 고생해서 만들어 5000원씩 팔았는데, 다이소에서 똑같은 제품을 1000원에 판다”고 꼬집었다.
한 장관은 “기술탈취 관련 업체들의 의견을 들으며 중기부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뷰티 산업과 관련해 중소기업들의 제품을 카피하는 것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업체들에 기술분정 조정제도를 알려주고, 법률 자문을 챙기겠다. 지식재산처와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