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친일파 이해승(1890~미상) 후손이 토지를 매각하고 받은 78억 원에 대한 환수 작업에 착수했다고 12일 밝혔다.
이해승은 1910년 일제로부터 후작 작위를 받고 귀족 지위를 누린 인물이다. 친일반민족규명위원회는 2009년 5월 그의 후작 작위 등을 친일반민족행위라고 판단했다.

법무부는 10일 이해승 후손이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 토지 31필지를 매각해 챙긴 약 78억 원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에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친일재산귀속법에 따라 일본이 대한제국과 강제로 한일의정서를 체결하며 한반도 지배력을 강화한 1904년 2월부터 해방일인 1945년 8월 15일까지 친일파가 일제에 협력한 대가로 얻은 재산은 국가에 귀속된다.
앞서 법무부는 2020년에도 이해승 후손을 상대로 의정부 13필지에 대한 환수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이번에 반환 소송을 제기한 토지는 당시 소멸시효 검토가 필요해 소송을 유보했던 곳이다.
법무부는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친일파 후손의 소멸시효 주장은 권리남용으로서 허용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결하자 환수 여부를 재검토했고 법리적으로 가능하다고 판단해 소송을 제기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앞으로도 친일반민족행위로 모은 재산을 국가에 귀속시켜 정의를 바로 세우고 일제에 저항한 3·1 운동의 헌법 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