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游客·유커)을 대상으로 한시적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서 유통업계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이달 1일부터 8일까지 이어진 중국의 국경절·중추절 연휴 기간에 맞춰 유커가 대거 방한하며 편의점과 면세점을 중심으로 매출이 급증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번 연휴 기간(10월3일~10월7일)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의 명동, 홍대, 성수 등 점포와 공항 점포 중심으로 외국인 방문객이 전주 대비 약 90% 급증했다.
가장 많이 판매된 상품은 빙그레의 ‘바나나맛우유’였다. 이어 롯데 아이시스8.0, 제주 삼다수, 빙그레 딸기맛우유, 오뚜기 진라면 매운맛 순으로 외국인 손님들이 즐겨 찾았다.
CU는 중국인 관광객을 비롯한 외국인 손님 공략을 위해 지난달부터 외국인 대상으로 부가세 즉시 환급 서비스 캐시백 프로모션을 선보이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도 외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는 주요 점포 4곳의 연휴 기간 매출은 전주와 비교해 약 28% 뛰었다. GS25 뉴안녕인사동점의 평소 25% 수준이었던 외국인 손님 비중은 연휴 기간 60%까지 치솟았다.
외국인 손님이 늘어난 덕분에 한국 전통 간식·기념품 등 상품의 판매량이 늘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매장은 외국인 고객을 위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상품 존을 운영하고 있다.
장기간 불황에 빠졌던 면세업계도 유커 방문으로 활기가 돌고 있다.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은 이달 1~8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이번 매출 증가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영향인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앞서 무비자 정책이 시행되던 지난달 29일에는 1700여 명 규묘의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중국 텐진에서 출발한 드림호 크루즈를 타고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쇼핑 코스를 비롯해 남산, 명동 등 서울 대표 관광 명소를 방문했다. 롯데면세점은 향후 급행 비자 발급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중국 2·3선 도시를 중심으로 단체 관광객 유치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달에도 약 1만 명 규모의 중국 단체 관광객이 서울, 부산, 제주 롯데면세점을 방문할 예정으로 면세점 쇼핑 수요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조치는 내년 6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3인 이상 유커는 최대 15일 동안 무비자로 한국 전역을 여행할 수 있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약 100만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추가 유입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