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과 공원 등 자연환경이 아파트를 선택할 때 주요 기준이 되고 있다. 인근 녹지가 삶의 질을 높이고 주거 쾌적성까지 끌어올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광진구 구의동 일원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2021년 12월 입주) 전용면적 84㎡는 올해 9월 20억 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4월 매매가(13억8000만 원) 대비 5개월 만에 무려 6억2000만 원이 오른 금액이다. 이 단지는 총 면적 56만552㎡ 규모의 서울어린이대공원이 가까워 공원 내 산책로, 운동·편의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공세권이다.
분양시장에서도 자연환경을 품은 단지들의 인기가 높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7월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동1가 일원에서 분양한 ‘오티에르 포레’는 40가구(특별공급 제외) 1순위 모집에 2만7525명이 몰려 평균 688.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1~9월) 전국 분양 단지 중 최고 경쟁률로, 이런 청약 흥행엔 서울숲을 비롯해 별빛정원, 뚝섬문화예술공원 등 풍부한 녹지가 도보 거리에 위치한 입지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같은 달 대구광역시 수성구 범어동 일원에서 분양한 ‘대구 범어 2차 아이파크’도 1순위 평균 75.19대 1의 경쟁률을 기록, 단기간에 전 가구 계약까지 마쳤다. 단지는 총면적 113만2,458㎡ 규모의 범어공원과 대구어린이대공원 등이 가까워 주거 환경이 쾌적하다.
이들 아파트가 인기가 높은 건 아파트 선택에서 자연환경이 점점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 1월 한국리서치가 발표한 ‘공원 이용 현황과 시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주거지 선택 시 주요 고려 사항으로 ‘공원, 산책로 등 주변 자연환경’을 꼽은 응답자가 전체의 78%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인 주거 기준인 교육환경(60%)과 미래가치(65%)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분양업계에서는 자연환경과 인접한 올해 분양 단지도 성적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두산건설은 10월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신봉동 일원 청주 운천주공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을 통해 ‘두산위브더제니스 청주 센트럴파크’를 분양할 예정이다. 포스코이앤씨는 10월 경기도 오산 세교2지구 M1블록에서 ‘더샵 오산역아크시티’를 공급할 예정이다. 두산위브더제니스 청주 센트럴파크는 운천근린공원(계획)과 맞닿아 있고 명심산, 무심천 등도 두루 가깝다. 더샵 오산역아크시티는 오산천과 맞닿아 있어 자연 친화적인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으며, 오산맑음터공원, 오산반려동물테마파크, 물향기수목원 등 녹지와 공원이 풍부하다.
현대건설이 서울특별시 동작구 사당동 일원에 선보이는 ‘힐스테이트 이수역센트럴’도 삼일공원·국립현충원·한강시민공원 등의 녹지가 인접하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면적이 넓은 녹지 공간은 일반적으로 산책로, 테마공간, 편의시설 등의 내부 시설도 잘 조성돼 이용 편의성이 높다”이라며 “또한 대규모 녹지는 도심에 인위적으로 조성이 어려워 희소성이 비교적 높기 때문에, 인근 단지의 미래가치에 반영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