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트럼프 “이ㆍ하마스 협상 1단계 합의”⋯가자 총성 2년 만에 멎나

“모든 인질 곧 석방⋯이스라엘 철군 예정”
트럼프, 주말 중동 방문 예정
향후 통치체제·하마스 무장 해제 등 여전히 과제

▲사진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주민들이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 평화구상’ 1단계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환호하며 축하하고 있다. (칸유니스(팔레스타인)/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가자 평화구상 1단계에 합의를 이뤘다고 발표했다. 가자지구 전쟁이 2년을 맞은 가운데 처음으로 휴전 국면에 도달한 것이다.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생존 인질 20명의 석방 절차가 곧 시작되고 이스라엘군도 단계적 철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세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우리 평화 계획의 1단계에 모두 서명했다는 사실을 매우 자랑스럽게 알린다”며 “이는 모든 인질이 곧 석방되고, 이스라엘이 합의된 선까지 군을 철수함으로써 굳건하고 지속적이며 영구적인 평화를 향한 첫걸음을 내디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또 “모든 당사자는 공정하게 대우받을 것”이라면서 “오늘은 아랍과 이슬람 세계, 이스라엘, 주변 모든 국가, 그리고 미국에 위대한 날”이라고 밝혔다. 이어 “역사적이고 전례 없는 사건이 가능하도록 함께 노력한 카타르ㆍ이집트ㆍ튀르키예의 중재자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 전쟁을 끝내기 위해 72시간 내 모든 인질 석방, 이스라엘의 단계적 철군, 가자지구 전후 통치체제 등을 담은 ‘가자 평화구상’을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이후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6일부터 이집트 홍해 휴양지 샤름엘셰이크에서 인질 석방과 휴전을 위한 협상을 진행해왔으며 이날 결국 합의에 도달했다.

트럼프는 또 이날 백악관에서 좌파세력인 안티파 관련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가자 종전 협상과 관련해 “타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아마 이번 주말, 아마도 일요일(12일) 이집트에 갈 예정”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반(反)파시즘 운동 안티파 관련 회의 중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귀에 속삭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도중 “루비오 장관으로부터 가자 협상 상황과 관련한 쪽지를 전달받은 뒤 중동에서의 협상 타결이 매우 임박했으며, 그들은 꽤 빨리 나를 필요로 할 것이라는 국무장관의 메모를 방금 받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9일 내각회의를 열어 하마스와의 합의를 비준할 것”이라며 “신의 도움으로 우리는 그들을 모두 집으로 데려올 것”이라고 발표했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인질들이 11일 또는 12일 석방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가자지구 인질들이 “13일에는 석방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마스도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 전쟁 종식, 이스라엘군의 점령지 철수, 인도적 지원 허용, 포로 교환 등의 합의에 도달했다”고 알렸다.

그러나 트럼프의 이번 발표에는 하마스 무장 해제나 가자지구의 향후 통치 구조 등 해결이 필요한 복잡한 사안은 언급되지 않았다고 CNN은 짚었다. CNBC도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대로 하마스가 비무장화에 동의할지를 포함해 당사자들이 더욱 논란이 많은 문제에서 진전을 이뤘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가자지구 전쟁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1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인질로 끌고 가면서 시작됐다.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은 현재 48명(생존자 2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2년간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만 6만7000명 이상이 숨졌고 이스라엘에서도 약 2000명이 사망했다. 가자지구 대부분은 황폐해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연일 수상 의향을 피력하고 있다. 그는 이날도 “우리는 7개의 전쟁을 끝냈고, 8번째 전쟁(가자전쟁)도 거의 해결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또 “난 우리가 끔찍한 러시아 상황도 결국 해결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종전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역사상 누구도 이렇게 많은 문제를 해결한 적이 없다”며 “하지만 아마도 노벨위원회는 내게 평화상을 주지 않으려는 이유를 찾을 것”이라고 푸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