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을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다소 흔들렸다. 문제는 추석 연휴 기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가 발생한 시점에 대통령 부부의 예능 프로그램 촬영 일정이 알려지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대미 관세 협상 교착 등 외교·경제 현안까지 겹치면서, 민심에 복합적으로 작용해 향후 지지율 흐름에 변수가 될 지 주목된다.
6일 여론조사기관들에 따르면 추석 연휴 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직전 조사 대비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먼저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 설문에서는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59%, '잘못하고 있다'는 33%로 나타났다. 긍정평가는 지난달 조사 대비 4%포인트(p) 떨어졌고 부정 평가는 5%p 올랐다. 이번 조사는 통신3사 휴대전화 가상(안심)번호(100%) 전화면접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13.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이에 앞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달 29일부터 1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긍정 평가한 응답자는 57%로 집계됐다. 이는 59%를 기록한 직전 조사(9월 15~27일) 대비 2%p 떨어진 수치다.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부정 평가한 응답자는 34%로 직전보다 3%p 상승했다. NBS 조사 역시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입니다. 응답률은 15.6%였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최근 여권이 주도한 ‘반(反)사법 전선’이 삼권분립 훼손 논란을 불러온데 따른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여기에 대통령실 인사 이동과 관련한 이슈까지 겹치면서 민심의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한미 관세협상 타결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이 대통령의 '경제·통상 성과' 기대감도 식고 있다. 특히 유엔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격적인 회담 등을 통해 협상이 진전될 것이란 기대가 무너지면서, 실용외교의 실질적 성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협상 지연이 길어질수록 대외 신뢰도와 수출 기업의 기대심리 위축이 맞물리며 지지율 회복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역시 추석 민심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귀국 직후 밤샘 점검과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문제는 최근 논란이 된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촬영 시기다. 대통령실이 4일 "국가공무원 사망에 따른 추모 분위기를 감안해 방영 연기를 요청했다"고 밝혔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재난 대응 와중에 예능 녹화는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은 28일 오후 프로그램을 녹화한 뒤 5시 30분 중대본회의를 주재했다"고 거듭 해명했지만 논란은 완전히 가라앉지 않았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단기 조정에 그칠지, 변곡점으로 이어질지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이 대통령은 추석 직후 올해 최대 글로벌 이벤트로 꼽히는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집중하면서 민심 반전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각 설문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