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양가 상승과 강화된 대출 규제 속에서 분양가상한제(분상제) 적용 단지가 청약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주변 시세 대비 수천만 원에서 최대 수억 원까지 저렴한 분양가에 공급돼 실거주와 시세차익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어서다.
2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수도권 민간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약 2915만 원으로 전월 대비 0.27%, 전년 동월 대비 6.15% 상승했다. 서울은 약 4684만 원으로 전월 대비 3.09%, 작년 같은 달보다는 8.64% 증가했으며 경기도는 2241만 원으로 전월 대비 0.66%, 전년 동월 대비 5.31% 상승했다.
이처럼 분양가는 건축비와 토지비 인상과 맞물려 상승세를 보이며 수요자들에게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6·27대책을 통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강화하고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하면서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들자 자기자본 부담은 더욱 커졌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는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되면서 대출 부담 완화와 시세차익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청약시장에서는 분상제 단지들이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었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청약 경쟁률 상위 10곳 중 8곳이 분상제 적용 단지였다. 서울 ‘래미안 원페를라’가 151.6대 1의 평균 경쟁률로 1위를 기록했으며 충북 ‘청주테크노폴리스 아테라 2차’가 1순위 평균 경쟁률 109.6대 1로 2위를 차지했다. 경기도에서는 ‘동탄포레파크 자연앤푸르지오’와 ‘동탄꿈의숲자연&데시앙’이 각각 68.6대 1, 37.8대 1을 기록하며 흥행을 이끌었다.
이러한 안전마진을 중시하는 분위기는 하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많은 수요자들이 분상제 단지에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선 강남권에 분상제 적용 단지가 나온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신동아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아크로드 서초’와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1차 재건축 단지인 ‘오티에르 반포’다. 아크로드 서초는 총 1161가구 중 56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나오고 오티에르 반포는 총 2400여 가구 중 약 200가구가 일반분양 예정이다.
경기도에선 풍무역세권 도시개발 사업지에서 ‘김포풍무 호반써밋’이 10월 분양 예정이다. 공공택지지구 단지도 출격 대기 중이다. 구리 갈매역세권 A1블록 신혼희망타운(461가구), 남양주 왕숙지구 A1·B2블록(각 139가구·193가구 일반분양) 등이 하반기 분양을 준비 중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자금 마련에 어려움이 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고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는 분상제 단지로 청약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며 “실수요자들 입장에서는 불안정한 시장 속에서 내 집 마련과 자산 증식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바로 분상제 단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