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이면 가족들이 모여 벌초나 성묘 등 야외활동을 하게 된다. 가을철 숲에서는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리는 안전사고가 발생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올바른 응급처치 방법을 숙지하고, 특히 뱀에 물린 환자는 신속히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5일 질병관리청 집계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년)간 벌에 쏘여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총 4532명으로, 그중 111명이 입원하고 15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뱀에 물려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808명으로 나타났다. 뱀 물림 사고는 입원 비율이 62%로 높았다. 월별로는 9월이 21.9%로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했다.
벌에 쏘이면 환부에 통증, 부기, 가려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보통 1~2일이 지나면 증상이 사라진다. 벌의 독침 끝에는 독주머니가 달려있어 환부를 계속 자극하기 때문에 신용카드, 핀셋 등으로 신속히 환부의 벌침을 제거해야 한다. 얼음주머니로 환부가 붓지 않게 냉찜질을 하고 경과를 관찰해야 한다. 다만 벌독 알레르기 환자가 벌에 쏘이면 아나필락시스 쇼크 위험이 있으므로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벌은 대개 밝은 색깔보다는 어두운 색깔의 옷을 더 좋아한다. 또한 향수나 독한 화장품 냄새나 단 내를 좋아한다. 따라서 옷은 밝게 입고, 화장품이나 향수 등 진한 향기를 풍기는 제품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야외에서 활동할 때 벌집을 건드리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벌이 날아오는 속도보다 사람이 뛰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일단 벌이 눈앞에 많이 보이면 있는 힘을 다해 도망치는 것이 상책이다.
박훈기 한양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벌침의 독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한 방만 쏘여도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고, 심하면 숨이 차며 저혈압에 정신마저 잃을 수 있다”라며 “벌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벌에 쏘인 후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신속히 응급실로 가야 하며, 머리 위치를 낮게 유지하는 자세를 취해 저혈압에 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건강한 사람도 벌에 많이 쏘이면 위험할 수 있으며, 50방 이상 쏘이면 반응이 매우 심각해진다”라고 덧붙였다.
뱀에 물리면 뱀의 모양, 색깔 등을 파악해 독사인지 아닌지 구별해야 한다. 독사에게 물렸다면 두 개의 독침 이빨 자국이 뚜렷이 나타난다. 독사가 아닌 경우에는 U자 모양의 이빨 자국만 남게 된다. 독사에게 물린 게 확인되면, 물린 자리 위쪽을 고무줄이나 밴드 등으로 감아서 정맥혈 및 임파액의 순환을 차단해야 한다. 이때 압박이 과도하게 강하면 동맥혈관까지 눌려 말단 조직이 괴사하게 되므로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의 세기로 동여매야 한다.
병원으로 이동할 때에는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내리고, 환자를 최대한 움직이지 않게 해야 한다. 술이나 카페인 음료는 독을 빨리 퍼지게 할 수 있으므로 섭취하지 않도록 한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알려진 독사는 살무사, 불독사, 까치독사 등이며 삼각형의 납작한 머리 모양과 두 개의 독침을 가지고 있으며 타원형의 찢어진 눈 모양이 일반 뱀과 구별이 된다”라며 “이런 독사에게 물리면 2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해 항독소를 투여하고 다른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독사에게 물린 후에는 전신적으로 혈액질환, 신장 질환 등 합병증이 생기므로 병원 치료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