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71조 원 규모로 커졌지만, 핵심 성장 동력인 주식형 부문에서는 여전히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채권형 및 금리형 중심으로 쏠린 성장의 균형을 맞추고 질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한 당국과 업계의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0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액티브 ETF 시장은 2019년 말부터 2025년 5월 말까지 순자산총액 규모가 773% 폭증하며 같은 기간 전체 ETF 시장 성장률(154%)을 압도했다. 액티브 ETF는 기초 지수의 성과를 그대로 따라가는 일반적인 패시브 ETF와 달리 펀드매니저의 적극적인 운용 전략을 통해 기초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목표로 하는 ETF다.
글로벌 ETF는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액티브 주식형이 핵심 자산군으로 올라섰으며, 5월 말 기준 미국 액티브 ETF 중 주식형 비중은 62%를 넘어섰습니다. 이는 패시브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웠던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이 액티브 주식형 시장에 대거 진출하는 발판이 되기도 했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는 이와 다른 양상이 뚜렷하다. 최근 5년 사이 순자산총액이 약 2조1000억 원에서 70조9000억 원 규모로 크게 불어났음에도, 이 성장은 급격하게 늘어난 액티브 채권형 및 금리형 ETF에 편중돼 있다. 시장의 활력소 역할을 해야 할 액티브 주식형 ETF는 전체 액티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에 불과한 미약한 수준으로, 수익 창출 잠재력이 큰 주식형의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국내 액티브 ETF 시장의 의미 있는 발전은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에 자본시장연구원은 국내 액티브 ETF 시장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주식형의 약진이 절실하며, 이를 위해 자산운용사와 금융당국이 높은 상품성을 확보하고 장기 운용성과를 유지하며 다양한 상품구조를 설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ETF 승인 및 상장 절차 간소화를 통해 상품의 적시 출시를 지원해 시장의 혁신을 가속해야 하고, 현행 액티브 ETF의 상관계수 유지 요건을 완화해 운용사의 능동적인 전략 구사를 허용해야 한다고 했다. 또 신규 도입된 공모펀드 상장클래스 등의 성장을 촉진해 투자자들에게 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 이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2019년 규제 개편을 통해 ETF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고 중소규모 운용사의 시장 진입을 촉진한 선례와 같은 맥락이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펀드의 ETF 전환 역시 중소규모 자산운용사들이 ETF 시장에 빠르게 진출할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이라며 ”국제적으로 간접투자시장이 일반 펀드에서 ETF로 재편하는 추세를 받아들여 펀드의 ETF 전환 촉진 역시 하나의 정책 옵션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