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사모펀드, 씨앤씨ㆍ엔코스ㆍ삼화 등 인수
K뷰티 글로벌 확장에 관련 산업 관심 급증

K뷰티 수출 규모가 커지면서 기존 브랜드 위주에서 제조자개발생산(ODM), 화장품 용기업체 등까지 밸류체인이 강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K뷰티 양극화에 따른 현상의 일부라는 의견도 있다.
30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M&A 시장에서 화장품 브랜드, ODM 기업, 용기 기업 등이 다양한 K뷰티 관련 기업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과거 브랜드사 위주로 주목받던 K뷰티 M&A 시장이 확장하고 있다.
브랜드사 M&A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구다이글로벌이다. ‘한국의 로레알’을 표방하는 구다이글로벌은 지난해 티르티르, 크레이버코퍼레이션(스킨1004) 등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 7월 서린컴퍼니(라운드랩), 스킨푸드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M&A를 전면에 내세우며 확장하는 구다이글로벌은 국내외에서 제품력과 시장성을 인정받은 뷰티 브랜드를 잇달아 인수 중이다.
전통 뷰티기업 애경산업도 최근 가장 큰 규모의 화장품 매물로 태광산업에게 인수됐다. 애경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의지와 태광그룹의 신사업 진출 의향이 맞물리며 치열한 입찰 끝에 거래가 성사됐다.
인디 뷰티 브랜드 경쟁력의 기반인 ODM사는 브랜드 못지않은 관심을 받는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은 사모펀드 운용사 어센트에쿼티파트너스(어센트EP)와 지난달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색조 화장품에서 강점이 있는 업계 4위 기업으로 신세계그룹에서도 해당 거래에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마스크팩 제조사로 알려진 엔코스도 6월 사모펀드 운용사 웰투시인베스트먼트 품에 안겼다.
사모펀드뿐 아니라 이종산업에서도 화장품 ODM은 관심이 뜨겁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자회사를 통해 화장품 ODM 업체 비앤비코리아를 인수하며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화장품 ODM사 관계자는 “글로벌 화장품 트렌드를 이끄는 K뷰티의 안착 및 제형 경쟁력과 빠른 개발 대응력을 가진 K-ODM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고 말했다.
용기 제조사는 최근 주목도가 높아진 업종이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자회사로 화장품 용기회사 연우, 코스맥스네오를 두고 있다. 연우는 K뷰티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에 미국 유명 사모펀드 운용사 KKR은 이달 국내 화장품 용기제조사 삼화를 7330억 원에 인수했다. K뷰티 인기가 세계적으로 급상승하면서 글로벌 화장품 생태계 속 삼화의 입지에 주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바이스 관련 기업도 주요 매물로 부상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6월 LG전자의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프라엘’을 양수하며 관련 사업 확장 기대를 키웠다. ‘아누아’로 급성장한 더파운더즈도 뷰티 디바이스 M&A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K뷰티 관련 M&A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은 산업이 부흥하면서 밸류체인이 탄탄해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화장품 생태계를 이루는 다양한 기업들이 고루 크고 있는 것이다. 본지 자문위원인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ODM, 용기사 M&A가 늘어나는 것은 K뷰티 밸류체인이 커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본다”며 “특히 규모가 큰 ODM사들이 용기회사에 관심을 두면서 투자를 이어가 전체적인 품질에서 더욱 좋은 제품들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K뷰티 양극화 현상이 그 이면에 있다고 짚는다. 본지 자문위원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K뷰티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동시에 양극화도 심해지고 있다”며 “잘 되는 곳은 필요한 작은 업체를 사서 규모를 키우고, 안 되는 곳은 매물로 많이 나오고 있다. 다이소발 저가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이런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