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 30분, 휴식·식사·독서까지…전기차 충전소가 바꾼 운전자 일상

입력 2025-10-0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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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와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이 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가운데 31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8월 넷째 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된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662.1원으로 전주보다 3.0원 떨어졌다. 경유 가격도 2.8원 내려간 1532.7원을 나타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휘발유와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이 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가운데 31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8월 넷째 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된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662.1원으로 전주보다 3.0원 떨어졌다. 경유 가격도 2.8원 내려간 1532.7원을 나타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늘면서 운전자들의 일상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주유소가 ‘잠깐 들러 기름 넣는 곳’이었다면, 충전소는 ‘머무는 공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짧게는 20~30분, 길게는 1시간 이상 충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 차이는 단순한 에너지원 변화가 아니라 자동차 문화를 바꾸는 큰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아 공식 블로그 카피엔스는 최근 주유소와 충선소의 차이점을 살펴보며 전동화 시대 달라진 자동차 이용 문화를 소개했다.

내연기관차 시절에는 주유소에 들러 5분 남짓 기름을 채우고 세차나 점검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나 전기차 충전소에서는 풍경이 완전히 달라졌다. 차량을 연결해 두고 앱으로 충전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첫 단계다. 이후에는 카페, 편의점, 세차장 등 인근 시설을 이용하며 충전 시간을 보낸다. 충전소 주변 상권이 함께 성장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주유소는 빨리 지나가는 곳이라면, 충전소는 잠시 머무는 곳’이라는 말처럼 자동차 인프라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충전 대기 시간이 부담이기도 하지만 이를 여유와 휴식의 시간으로 활용하는 운전자도 늘고 있다. 일부 충전소는 북카페, 전용 라운지, 세차 서비스 등 체류형 서비스를 확대하며 새로운 자동차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고속도로 휴게소 내 충전소는 여행길 풍경을 바꿔놓고 있다. 전기차 운전자들은 충전기를 연결해 두고 아이들과 식사하거나 산책을 즐긴다. 주유소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머무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정착하는 셈이다. 충전 시간이 길다는 불편이 오히려 새로운 생활 패턴을 낳고 있는 것이다.

▲충청북도 옥천군 옥천휴게소(서울 방향 및 부산 방향)에 오픈한 SK시그넷 전기차 충전소 (사진=SK시그넷 제공)
▲충청북도 옥천군 옥천휴게소(서울 방향 및 부산 방향)에 오픈한 SK시그넷 전기차 충전소 (사진=SK시그넷 제공)

또 다른 차이는 디지털 경험이다. 주유소는 현장에서 결제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전기차 충전은 대부분 앱으로 예약·결제·상태 확인까지 이뤄진다. 운전자는 스마트폰으로 충전소 위치를 검색하고 실시간으로 충전기를 예약한다. 충전이 완료되면 알림을 받아 이동하는 방식이다. 디지털 기술이 자동차 생활 전반을 끌어올리고 있는 셈이다.

전기차 충전소를 활용하는 꿀팁도 운전자들 사이에 많이 알려졌다. 첫째 앱 예약은 필수다. 출발 전 충전소 위치와 가용 상태를 확인하고 예약하면 불필요한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충전 시간을 알차게 활용하는 것이 좋다. 30분 남짓한 충전 시간을 카페 이용이나 식사, 간단한 독서로 채우면 피로도 줄고 여행 효율도 높아진다. 또 편의시설을 갖춘 충전소를 선택하면 충전 중 차량 관리와 휴식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세차장이나 라운지가 함께 있는 충전소라면 더욱 유용하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소는 단순한 에너지 보급소가 아니라 생활문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도심형 복합문화공간과 결합해 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일부 기업은 충전소를 중심으로 편의점, 카페, 세차장, 심지어 공유 오피스까지 결합하는 모델을 검토 중이다.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생활 공간으로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주유소와 충전소의 차이는 단순한 연료 보급 방식의 변화를 넘어 자동차 문화를 재편하는 실험판으로 읽힌다. 추석 연휴 귀성길, 충전소에서 잠시 머물며 달라진 자동차 풍경을 체험해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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