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상승세, 10월 이후 하향안정 전망, 연말까지 1350~1460원 등락 예상

원·달러 환율이 결국 빅피겨(big figure)로 여겼던 1400원을 돌파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을 기점으로 달러화 강세가 재차 부각된 가운데, 국내 요인과 수급상황이 맞물리며 환율이 가파르게 치솟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당국 개입 여부와 글로벌 통화 흐름이 관건이 될 것으로 봤다. 주목할 가장 큰 변수로는 3500억달러 대미투자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한미 관세 협상을 꼽았다. 다만, 연말까지 추가 상승은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25일 외환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상승요인으로 우선 글로벌 달러화 강세를 꼽았다. 파월 의장이 금리인하 신중론을 주장한데다, 미국 경기가 고용을 제외하고 보면 괜찮다는 인식이 달러화 강세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앞서 23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미 로드아일랜드주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기준금리를 너무 빨리 내리면 인플레이션 억제가 미완에 그친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중단) 우려까지 겹쳤다. 대내적으로는 3500억달러 대미투자 협상이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기가 다른 나라보다 성장모멘텀이 강해 나쁘지 않다는 인식이다. 파월 의장의 인하 신중모드도 영향을 미쳤다. 다음달 1일 미 정부 셧다운 우려도 겹쳤다”며 “원화와 동조성이 강한 엔화가 최근 149엔 가까이 오른 부분도 원·달러 상승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내적으로는 한미 투자 패키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외환시장에 부담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라고 덧붙였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달러지수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분기말임에도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다. 외국인 (주식) 매수세도 약하다”고 전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도 “원화가 아시아통화 중에서 유독 약세다.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기대보다 적은데다,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이슈와 맞물려 정부의 대응 여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심리도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박상현 이코노미스트는 “추석 연휴가 길어 원화를 들고 가기 부담스러운 심리가 단기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건 한미간 협상이다. 언제 어떤식으로 타결될지가 변수지만 긍정적으로 타결될 것으로 본다.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연말까지 원·달러 상단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재현 NH선물 이코노미스트도 “대통령실에서 통화스왑 논의가 언급되는 만큼 환율심리를 진작시킬지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연준 금리 인하 사이클까지 감안하면 달러화 약세와 외국인 자금의 국내유입까지 기대해볼 수 있는 만큼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1450원까지 기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민경원 이코노미스트은 “추석 전까지 1400원 안착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면서도 “추세 자체 우상향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1시25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대비(오후 3시30분 기준) 2.55원(0.18%) 상승한 1400.05원을 기록중이다. 장초반 1403.8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달 22일(1400.5원) 이후 한달만에 처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