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불기둥…HBM3E 인증에 기술 경쟁력 부각
모건스탠리 태도 전환, 국내 증권가도 목표가 잇따라 상향

삼성전자가 왕의 귀환을 알렸다. 지난주 1년 1개월 만에 ‘8만전자’에 복귀한 삼성전자는 곧바로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삼성전자 주가가 불기둥을 뿜으면서 코스피도 재차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4.77% 오른 8만3500원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8만40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재차 경신했다. 지난 18일 1년 1개월 만에 8만 원선을 회복한 뒤 19일 차익 실현 매물로 ‘8만전자’를 반납했지만 다시 8만 원대에 안착하며 투자심리를 압도했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가는 24% 급등했다.
주가 급등에는 기술 경쟁력 입증이 결정적이었다. 삼성전자가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12단 제품이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했다는 기대가 커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HBM3E 인증 완료로 삼성전자의 경쟁력 회복 기대가 커졌다”며 “반면 SK하이닉스는 보합권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0.57% 내린 35만1000원에 마감했다.
이 같은 삼성전자 주가 급등이 코스피 역대 최고치 경신을 이끌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3.41포인트(pㆍ0.68%) 오른 3468.65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중 3482.25까지 오르며 지난 19일 기록한 장중 최고치(3467.89)를 사흘 만에 넘어섰다.
반도체 저승사자로 불렸던 모건스탠리도 삼성전자에 대한 평가를 180도 바꿨다. 과거 ‘반도체 겨울이 온다’는 보고서로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 주가를 흔들었던 이 투자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AI 수퍼사이클 수혜’를 점치며 삼성전자를 메모리 업종 ‘톱픽(최선호주)’으로 꼽았다. 불과 지난 4월까지만 해도 ‘빙산이 다가온다’며 업황 하락을 경고했고 2021년 8월에는 ‘메모리-겨울이 오고 있다(Memory–Winter is coming)’라는 보고서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던 것과는 극명히 대조된다.
국내 증권사들도 잇따라 목표가를 높였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9만6000원에서 11만1000원으로 올렸다. 현대차증권은 9만3000원, 신영증권은 기존 대비 25% 상향한 10만 원을 각각 제시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범용 메모리 가격 전망이 가파르게 상향되고 있다”며 “3분기 DDR4 가격은 전 분기 대비 160% 상승했고 낸드(NAND)도 내년까지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 전망도 개선세가 뚜렷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82조9573억 원, 9조2191억 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증권가 일부는 영업이익이 10조 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본다. 한화투자증권은 10조6920억 원, SK증권은 10조5000억 원, IBK투자증권은 10조4440억 원, 대신증권은 10조140억 원을 예상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디램 위주의 실적 회복세가 강하고, 낸드도 제품 믹스 개선에 따라 이익 개선이 가능하다”며 “파운드리 역시 고정비 부담 완화로 적자 폭이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소형주 중심의 코스닥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25p(1.30%) 오른 874.36에 마감하며 연고점을 새로 썼다. 시가총액 1위 알테오젠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는 소식에 7.30% 급등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