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건설이 입지 확대를 위해 브랜드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직원 처우 개선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여 수준이 업계 최저 수준인 것은 물론이고 인상 폭도 가장 낮은 편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올라온 시공능력평가 상위 30개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은 9072만 원이다. 총 30개사 가운데 사업보고서가 있으며 2021년과 비교 가능한 22개사를 대상으로 했다. 합병·분할 등으로 연도별 비교가 어려운 곳은 제외했다.
비교 대상 건설사 중 삼성물산이 1억3400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건설(1억900만 원), 대우건설(1억100만 원), 현대엔지니어링(1억200만 원), 포스코이앤씨(1억300만 원)가 억대 연봉으로 최상위권을 형성했다.
반대로 계룡건설과 서희건설, 동부건설(각 7700만 원)의 연봉이 가장 적었다. 한신공영(7800만 원)과 두산건설(7834만 원)은 이들과 큰 차이 없는 연봉으로 최하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두산건설은 급여가 적은 그룹 안에서도 인상 폭이 작은 편이다. 한신공영은 2021년 6500만 원에서 20%를 올렸고 같은 기간 계룡건설과 서희건설은 각각 15.2%, 13.2%를 인상했다. 동부건설은 4.1%가 높아졌다. 두산건설은 7194만 원에서 3년간 총 8.9% 인상됐다. 조사 대상 전체 인상률 11.4%를 밑도는 수치다.
금액으로 보면 두산건설 직원의 연봉은 3년 동안 640만 원 증가했다. 2022년 189만 원이 줄었다가 2023년과 2024년 각각 538만 원, 291만 원 늘었다. 연평균으로 보면 1년에 213만 원 올랐다. 연평균 인상액이 두산건설보다 적은 곳도 있으나 동부건설을 제외하면 평균 연봉이 8000만~9000만 원대로 두산건설을 웃돈다.
두산건설이 브랜드인지도 높이기에 힘을 쏟는 사이 직원들은 뒷전으로 밀린 셈이다. 두산건설은 최근 몇 년간 브랜드 강화에 전력투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적극적으로 나섰다.
주거 브랜드 '위브'를 재정립했고 위브의 5가지 핵심 콘셉트와 관련된 65가지 기술·상품 아이콘을 만들었으며 브랜드 패턴도 개발했다. 2023년에는 두산건설 위브 골프단을 창단했다. 두산건설은 인기선수를 영입해 두산위브의 브랜드 콘셉트를 각 선수에게 부여하고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두산건설 골프단 소속 선수들은 애장품을 경매에 내놓고 견본주택에서 팬 사인회를 하거나 아파트 단지를 찾아 원포인트 레슨을 했다. 신분당선 음성 광고에도 참여했다. 두산건설은 '두산건설 We've 챔피언십'을 만들어 매년 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두산건설은 실적도 상당히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두산건설은 전년보다 27% 증가한 2조1753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81억 원으로 77% 늘었다. 6년 연속 흑자를 유지한 것과 동시에 10년 내 최대 성과다.
당시 두산건설 측은 모든 임직원의 노력으로 이룬 성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회사의 인식과 달리 실제 직원에 대한 보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모습이다. 사모펀드가 최대 주주인 만큼 기업 가치 올리는 부분에 집중할 수 밖에 없지만 구성원들의 박탈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재를 끌어들이는 핵심 요인은 확실한 보상과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라며 "이 두 가지가 부족하면 우수 인재 유입은 물론이고 기존 구성원의 사기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