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영업이익 218억 원 달성⋯‘선택과 집중’ 결실

지난해 롯데그룹 계열사 중 가장 먼저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한 롯데면세점이 체질 개선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작년 말 취임한 김동하 롯데면세점 대표이사의 ‘선택과 집중’ 경영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작년 말 롯데그룹 정기임원인사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돼 약 10개월 간 면세점을 이끌고 있다. 1997년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로 입사한 김 대표는 롯데슈퍼 전략혁신부문장, 롯데지주 기업문화팀장 등을 거친 ‘정통 롯데맨’이다. 롯데그룹은 김 대표 선임에 대해 “유통업과 생산성 관리 혁신 경험과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본질적인 구조 개선을 주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취임 직후 수익성 개선에 방점을 둔 기업 운영을 천명했다. 김 대표는 연초 신년사를 통해 “과거 면세점이 볼륨 중심 성장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수익성 중심 경영 활동을 추진할 시점”이라며 “거시적 관점의 사업성 재검토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재조정,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가장 먼저 꺼내든 카드가 따이궁(중국인 보따리상)에 대한 의존도 낮추기다. 과거 다이궁은 국내 면세점의 ‘큰 손’으로 통했으나 점차 커지는 송객수수료 부담으로 전략적 결단을 내린 것이다. 송객수수료는 면세점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구매를 알선한 여행사와 다이궁에게 제공하는 일종의 수수료로, 유치 경쟁이 심화할수록 면세점 수익성 역시 악화한다. 군살빼기의 일환으로 △일본 도쿄 K패션 플랫폼 ‘카츠(KATZ)’ 쇼룸 △국내 오프라인 쇼룸 ‘나우인명동(구 LDF하우스)’ 등 신사업도 정리했다. 해외에서 운영중인 점포도 실적에 따라 점포를 정리하는 등 효율화 작업에 나섰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폐지했던 마케팅 부문을 재신설하고 외국인 단체·개별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실제 대만 암웨이그룹 임직원 1000여 명 단체 방한을 시작으로 중국 크루즈 관광객 등 5000명 등 단체 관광객을 유치했다. 그 결과 시내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매출 비중은 작년 상반기 19.9%에서 올해 상반기 68.9%로 증가했다.
김 대표이사의 ‘선택과 집중’은 조금씩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롯데면세점 매출은 1조305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8% 줄었으나 이 기간 영업이익은 218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일각에서는 2023년 인천국제공항 면세 사업권 입찰 탈락이 롯데면세점의 수익성 개선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29일부터 시행될 중국 단체 관광객 대상 한시적 무비자 정책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김 대표의 최대 고민은 몰려드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발길을 어떻게 잡을 것이냐가 될 전망이다. 최근 관광객들의 소비 패턴이 합리적인 가격과 간편한 결제 시스템, 다양한 상품으로 구성된 헬스앤뷰티(H&B)및 가성비 매장으로 쏠리면서 면세점업계 위상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방한 관광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중국 현지 여행사와 협력해 뷰티 클래스와 K콘텐츠 체험 등 쇼핑과 관광을 결합한 단독 여행상품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또 시내면세점 쇼핑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