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육대학을 나와서 마땅한 직업을 갖지 못하다가 3년 전 폴리텍에 입학해 전기 기능사 자격증을 땄고, 이걸로 지역사회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충남 홍성군에서 원룸 임대사업을 하는 전재수(63·남) 씨는 한국폴리텍대학 신중년특화과정 전기내선공사(장기과정)를 수료한 뒤 신중년특화과정 총동문회 부회장을 맡아 수료생들과 함께 지역사회에서 봉사활동을 다닌다. 지속적인 인구감소로 서비스업 기반이 무너지는 지방 소도시에서 이런 재능기부는 큰 활력소다. 최근에는 폴리텍에 재입학해 지게차운전(집중과정)을 배우고 있다. 전 씨는 자격증 취득 후 봉사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홍성군에 소재한 폴리텍 충남캠퍼스는 지역 인구유출의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비학위과정인 신중년특화과정을 확대하고 이주배경구직자과정을 신설했다. 지역 주민이 기술을 배워 인근 지역에서 일자리를 얻고,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취지다. 수료생의 상당수는 폴리텍에서 배운 기술을 활용해 홍성군에서 일자리를 얻고, 지역에 정착한다.
신중년특화과정에 입학생들의 출신은 다양하다. 전역을 앞둔 이상개(53·남) 씨는 군 생활만 30년을 했다. 그는 “인생 2막 준비하기 위해 학교에 다니고 있다. 내게 맞는 기술을 배우고 싶었는데, 이런저런 것들을 찾아보다가 폴리텍을 알게 돼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교육과정에 만족도가 높다는 이 씨는 은퇴를 앞뒀거나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신중년들에게 “마음만 갖지 말고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노력하다 보면 뭐든 이룰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폴리텍 충남캠퍼스는 이주여성 교육에 공을 들이고 있다. 농·축산업이 기반산업인 지방 소도시 특성상 결혼이주여성 비율이 높은데, 이들의 원활한 정착은 지역사회 구인난의 대안이 될 수 있어서다. 구인난 해소는 사업체 유지, 장기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
8년 전 필리핀에서 한국에 온 김로날린(37·여) 씨는 이주배경구직자과정에서 용접기술을 배우고 있다. 그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었고, 한국어 실력도 쌓고 싶었다”며 “수료 후에는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다. 한국에서 취업하려면 자격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씨는 이곳에서 한국어도 배운다. 그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한국어 공부를 체계적으로 받았다. 특별한 수업도 많다”고 소개했다.
이곳에는 결혼을 계기로 한국에 온 귀화 외국인 직원도 있는데, 필리핀 출신 여성 3명이 환경 매니저(환경미화원)로 일하고 있다.
결혼이주 후 주차보조원, 환경미화원 등으로 일했던 정래아(45·여) 씨는 “필리핀에서 왔지만, 지금은 한국 사람이다. 너무 행복하다”며 “다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고 싶었는데, 인터넷에서 채용공고를 봐 지원하게 됐다. 취업 후 교직원들도 따뜻하게 대해준다”고 말했다. 2020년 취업한 정 씨는 취업 후 다문화센터나 결혼이주여성 커뮤니티 등에서 취업 과정을 소개했고, 소식을 접한 베르나르디타(54·여) 씨와 이주리(44·여) 씨가 추가로 지원해 합격했다.
한편, 폴리텍 충남캠퍼스는 전기과에 중장년특화과정(장기·집중), 에너지설비과에 이주배경구직자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정원은 중장년특화과정이 장·단기 각각 25명, 이주배경구직자과정은 20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