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민 전 검사 "헌법에 따라 공정한 판단 내려줄 거라 믿어"

김건희 여사에게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상납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17일 오후 1시 15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한 김 전 부장검사는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과 정치적 미숙함으로 많은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공천 개입과 국가정보원 취업 청탁 의혹은 부인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구속영장 청구서 범죄 사실은 그동안 특검과 언론에서 끊임없이 확대 재상산됐으나 사실과 다르다"며 "특검은 일단 구속한 다음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하지만 이는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되는 명백한 수사권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구속이라는 제도가 정치적 목적이나 수사 편의를 위한 수단이 될 수는 없다"며 "사법부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정한 판단을 내려주실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 측에 그림을 전달한 사실이 있냐', '공천 청탁 목적으로 전달한 게 맞냐', '국정원 특보 임명에도 김 여사가 관여했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김 전 부장검사는 지난해 총선에서 김 여사의 지원을 받아 김영선 전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창원 의창구에 출마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김 여사는 김 전 의원에게 "김 검사는 조국 수사를 열심히 했다. 그가 창원 의창에 당선되도록 지원해 달라"는 취지의 연락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 전 부장검사는 공천 심사 과정에서 탈락했고, 넉 달 만인 지난해 8월 국정원 법률특보로 임명됐다.
특검팀은 7월 말 김 여사의 오빠 김진우 씨의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이우환 화백의 '점으로부터 800298번' 그림을 발견했는데, 김 전 부장검사가 1억여 원을 주고 해당 그림을 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검팀은 이 그림이 김 여사와 김 전 부장검사 간 공천 개입이나 국정원 법률특보 임명 과정에서 대가로 오간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김 전 부장검사는 "그림은 김진우 씨의 부탁을 받아 대리 구매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12일 김 전 부장검사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박정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오후 2시 30분부터 진행되며, 구속 여부는 이르면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