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공개한 8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과 관련해 경기 대응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금융안정 우려를 강하게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채권 전문가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지만, 인하 시점을 두고는 올해 두 번 남은 10월과 11월 사이에서 갈렸다. 다만, 기존 전망에서 11월로 살짝 후퇴하는 모습이었다. 여전히 부동산값이 최대 변수인 가운데 최근엔 수출 지표까지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고 봤다.
17일 본지가 채권 전문가 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월 금통위 의사록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신호를 담았다고 봤다. 특히 의사록 기조가 금융안정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은 11월 인하론을 강화한다고 평가했다.
임재균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가격 상승세에 대한 경계심이 굉장히 많은 것 같다”며 “10월보다는 11월 인하가 더 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우혜영 LS증권 애널리스트도 “성장보다는 금융안정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확인했다”며 “연준의 9월 인하는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다만, 10월에 연속적 인하를 할지는 아직 담보되지 않았다”며 “연준의 10월 금리결정을 확인한 뒤 11월에 대응하는 것이 한은에 부담이 덜할 것이다. 11월 성장 흐름을 보고 가계대출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11월 인하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내년 추가 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진단도 나왔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의사록이 전체적으로 도비시(통화완화)한 느낌이 아니다. 10월 인하 가능성을 유지하고 있으나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굳이 서둘러 인하를 할 필요가 약해졌다”며 “재정이 내년 성장에 영향을 줄 것이다.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금리인하에 적극적일 필요가 있을까 싶은 대목이다. 인하 사이클이 후반부에 접어들었다는 인식이 (한은) 내부적으로 자리 잡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큰 그림에서 올해 한차례 인하에 대한 생각에 변함은 없다. 다만, 최근 분위기가 애매해서 10월 인하를 예상하고 있지만 11월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면서도 “내년 상반기 두 번째 인하는 확신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정형주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앞으로 물가 우려가 커질 것이다. 통상 우려가 물가로 전가될 수 있고, 환율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향후 인하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최근 2금융권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고 레포(RP) 운용도 어려운 만큼 빠른 인하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한편, 8월28일 열린 한은 8월 금통위에 대한 의사록은 전날인 16일 오후 공개됐다. 당시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었다. 다만, 신성환 금통위원은 25bp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