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권분쟁•한한령 뼈아픈 경험
'MP•직접진출' 적절한 방식 중요
"브랜드 유지•현지 입맛 반영 필요"

K프랜차이즈의 해외 진출은 단순히 ‘한류 효과’에 올라탄 성공 스토리가 아니다. 수차례의 실패와 좌절을 교훈 삼아 전략을 정교하게 다듬고 최대한 현지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최근 일본·미국 시장에서 맘스터치, 교촌치킨, 롯데리아 등이 성과를 내는 배경이다. 하지만 중국 시장의 상표권 분쟁과 한한령 사태 등 뼈아픈 사례도 여전히 경고등으로 작동하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은 1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미드월셔점 점포를 리뉴얼 오픈했다. 이곳은 2007년 미국에 처음 진출해 글로벌 사업 시작을 알린 교촌이 오픈한 첫 해외 매장이다. LA 중심부 코리아타운에서 전 세계 고객에게 K치킨의 매력을 알리는 전진기지 역할을 해온 의미 깊은 곳이다. 교촌이 이 매장을 새 단장한 것은 미국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더욱 공격적인 영업을 하겠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
K프랜차이즈의 이 같은 성과는 치열한 시행착오 끝에 얻은 결과다. 실제 최근 일본 진출에 성공한 맘스터치는 2015년 베트남, 2016년 대만, 2017년 미국에 법인을 세웠으나 성과를 내지 못해 철수해야 했다. 보쌈 브랜드 놀부도 1990년대 초 일찌감치 해외에 도전했지만, 말레이시아·일본 등지에서 잇단 실패를 겪고 내수시장 중심으로 사업을 축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 번의 실패는 투자 비용과 인력 손실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진다”며 “이번 성공담은 단순 확장이 아닌 전략적 재도전의 결과”라고 말했다.
지속적인 브랜드 관리도 필수 과제로 꼽힌다. 초기 ‘반짝 인기’에 그친 뒤 현지에서 철수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현지 소득 수준, 경쟁사 가격을 고려한 가격 설정과 법률·공급망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단기 성과로 끝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철저한 현지조사와 전략 없이 막무가내식 해외 진출 시도는 실패로 연결될 소지가 높다. ‘기회의 땅이자 위험의 땅’으로 꼽히는 중국 진출 사례가 대표적이다.
설빙은 2014년 중국 진출 후 현지 기업의 상표 도용에 휘말려 가맹 사업에서 막대한 피해를 봤다. 결국 7년간 소송전을 치렀고, 2021년에서야 중국 당국이 ‘설빙원소’ 상표 무효 판결을 내리며 한국 본사의 손을 들어줬다. 현재 활발한 해외 진출 성과를 보이는 BBQ 역시 한한령 여파로 중국 내 매장 수를 크게 줄이며 뼈아픈 경험을 했다.
진출 방식별로도 명암은 뚜렷하다. 현지 기업과 손잡는 마스터 프랜차이즈(MF) 모델은 진입 장벽이 낮지만 본사 통제가 어렵다. 반대로 본사가 직접 직영점을 내는 방식은 브랜드 정체성을 가장 잘 살릴 수 있지만, 조사·마케팅·메뉴 개발까지 모두 떠안아야 해 리스크와 비용이 크다. 확장 속도 역시 더뎌 두 방식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BBQ는 현재 미국과 동남아 등에서 직접 출점을 확대하고 있다. 교촌치킨과 맘스터치는 시장별 특성에 따라 MF와 직진출을 병행하는 전략을 택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해외 진출 시 시장별 특성과 진출 목적에 따라 진출 형태를 신중히 검토 중”이라며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되 현지 입맛과 트렌드를 정교하게 반영하는 체계적인 현지화 전략을 짰다”고 말했다. 정영인 기자 o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