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커크는 위대하고 전설적인 인물”
美 정치권 “정치적 폭력” 비판 한목소리
미국 정치 분열 양상은 점차 심해지는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열렬하게 지지하는 우익 청년 활동가인 찰리 커크가 미국의 한 대학 행사에 참여했다가 총격으로 사망했다. 미국의 정치 분열 양상이 점점 더 거세지는 모양새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위대하고 전설적인 찰리 커크가 죽었다. 미국에서 청년의 마음으로 청년들을 그보다 더 잘 이해한 사람은 없다”며 커크가 피습 당해 사망한 사실을 알렸다.
트럼프는 “모두가 그를 사랑하고 존경했고, 특히 내가 더 그랬다”며 “멜라니아와 나는 그의 아름다운 아내 에리카와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커크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우익 단체로 유명한 ‘터닝포인트USA’의 창립자이자 대표다. 18세였던 2012년에 미 보수주의 정치 운동 ‘티파티’ 활동가인 윌리엄 몽고메리와 함께 해당 단체를 설립했다. 이후 2016년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후엔 그를 지지하는 운동을 펼쳐왔다.
그는 유타주에 있는 유타밸리대에서 자신의 단체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연설 뒤 청중의 질문을 받아 미국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총기 난사 사건 등 총기 폭력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총성이 울렸고 커크는 왼쪽 목에서 피가 솟구치는 상태로 쓰러졌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용의자 한 명을 구금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치권은 초당적으로 이번 총기 사망 사건을 정치적 폭력이라 규정하고 이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어떤 종류든, 개인에 대한 정치적 폭력은 용납될 수 없으며 미국의 가치와도 양립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미국 정치에 침투한 폭력의 위협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누군가를 격렬히 싫어하거나 반대하더라도 그 역시 존중과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는 미국인이라는 점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며 애도했다.
정치권에서 한목소리로 이번 총격 사건에 대해 비판과 경계의 목소리를 내는 것과 달리 미국의 정치 분열 양상은 더 커지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암살하려고 했던 2건의 시도를 포함해 점점 더 정치인을 겨냥한 공격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번 사건 역시 미국 내 정치적 폭력이 증가하는 있다는 넓은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고 짚었다.
미 주간지 더 네이션은 5월에 실시했던 미국인의 정치적 폭력 지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자의 약 40%가 트럼프 대통령을 물러나게 하기 위한 무력 사용을 지지하며, 공화당 지지자의 약 2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 진압을 위한 군 병력 투입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버트 페이프 시카고대 정치학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정치적 폭력 행위가 우려스러운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며 “이는 미국의 정치 분열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